2025년 2월23일까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이 2025년 2월23일까지 민화와 K팝아트 특별전 '알고 보면 반할 세계'를 개최한다.
23일 경기문화재단에 따르면 이 전시는 한국의 전통 민화(民畫)로부터 한국적 팝아트의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기획됐다.
작자 미상의 전통 민화 27점과 권용주, 김상돈, 김은진, 김재민이, 김지평, 박경종, 박그림, 백정기, 손기환, 손동현, 오제성, 이수경, 이양희, 이은실, 이인선, 임영주, 조현택, 지민석, 최수련 등 현대미술 작가 19인의 작품 102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더 나은 현세(現世)를 위한 이상향의 염원 '꿈의 땅' ▲해학적 삶의 태도 '세상살이' ▲내세(來世)에 대한 상상 '뒷경치' 등 세 가지 소주제를 중심으로 민화와 팝아트의 교차점에서 예술적 열망과 해학이 담긴 작품을 선보이고, 생애의 사유에 따라 세 가지 세계관으로 감상할 것을 제안한다.
먼저 '꿈의 땅'에서는 나와 주변 사람이 행복하고 건강하길, 장수하고 번성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화조도(花鳥圖)나 백수백복도(百壽百福圖) 등 전통 민화를 소개한다. 글자들이 펼쳐진 그림에는 장수와 복의 의미나 이상적 이념을 다지는 뜻이 담겨있다.
세속의 삶에서 그리는 이상향에 담긴 기복과 염원의 민화적 태도는 현대미술 작품에도 발견된다. 팝아트가 소비사회의 상품과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신성시하는 사회를 반영했듯, 전시 작품은 지금의 사회가 속세의 일상으로부터 신성화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예술로써 반추하도록 한다.
두 번째 세계 '세상살이'는 민화 속 동물이나 상황을 통해 드러내는 풍자에 집중한다. 휘둥그레 한 눈을 한 호랑이, 털이 쭈뼛 선 호랑이, 야무진 까치 등 민화의 호작도(虎鵲圖)에는 익살스러운 동물의 모습이 등장한다.
산업사회의 산물과 대중문화의 이미지나 제작 방식을 작품에 도입해 고상한 예술의 경계를 위트 있게 전복한 팝아트의 태도도 이러한 접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전시 작품에서도 사회와 삶을 관찰하며 권위와 부조리를 초극하고 풍자로 묘사한 세상살이의 이야기, 미(美)의 전통적 기준을 기지 있게 반전시킨 시도를 발견할 수 있다.
'뒷경치'에서는 초월적 세계에 대한 상상을 중심으로 해 현세 구복(求福)과 벽사에 대한 염원을 담은 그림을 만날 수 있다. 민화에 담긴 토속신앙은 물론, 유교, 불교, 도교를 망라하는 종교적 도상과 신화적 상상은 삶을 관장하는 뒷세계의 경치로 이끈다.
주로 일상적 삶에 기반을 둔 소재를 다룬 팝아트에서도 종교적 성화(聖畫)나 원시적 도상을 차용해 현대의 사회와 문화를 다룬 작품들이 있다. 전시된 작품들은 현대의 가치관, 종교, 대중문화, 미적 관점과 관련하여 초월적 세계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현재의 세계를 성찰한다.
민화는 독창적이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그려졌기 때문에 정의와 범주에 대해서도 다양한 논의가 있다. 해석에 대해 개방적이며, 대중의 삶 속에서 예술적 효력을 지닌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같은 민화가 지닌 다양한 함의를 현대미술의 관점에서 다채로운 가능성의 장(場)으로 조명한다.
한국 현대미술은 민화의 요소가 표면적, 심층적 차원에서 이어져 왔다. 세속적 욕망의 이미지가 혼성적으로 구현되거나, 사회에 대한 해학과 풍자의 시선이 담기고, 당대 대중문화를 수용한 특징 등에서 팝아트와 유사한 태도를 살필 수 있다.
경기도미술관 관계자는 "전통 민화와 팝아트의 태도적 접점과 긴장 사이에서 작품들에 담긴 K의 양상을 때로는 민속적으로, 때로는 혼종적으로 등 유동적 양태로 살펴볼 수 있다. 이는 곧 한국 현대미술 면면에 나타나는 ‘한국성’에 대한 질문과도 맞닿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화와 K아트 사이에서 탐색해 보는 팝아트적 태도의 작품들을 영미권의 팝아트와는 각도가 조금 다른 'K팝아트'로 살펴보는 일이 한국 팝아트의 재정립을 위한 시금석 중 하나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시해설(도슨트) 프로그램, 다양한 전시 연계 이벤트 등 자세한 사항은 전시 기간 경기도미술관 공식 누리집(https://gmoma.ggcf.kr)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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