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전체 일자리 수 팬데믹 이후 최소 증가폭
건설·부동산업 감소폭 커…중분류별로도 최대↓
20대 이하 13.4만개 감소…고학력 비경인구 최대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요즘 시대에 평생직업을 찾는다는 것, 가능한걸까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은 직장인들도 많을 겁니다. 예상치 못한 일들도 많습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오래 몸 담았던 직장을 나와야했던 사람들도 있고요. 기술의 발전과 생활상이 변화하며 새롭게 생겨난 직업도 눈에 띕니다.
코로나 사태라는 격동의 시기를 겪으며 사라진 일자리가 많았지만 그만큼 새로 생겨난 일자리도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덮친 내수부진 탓일까요. 업황 부진으로 건설업 일자리가 계속 줄어들며 올해 2분기 우리나라 일자리 수 증가폭이 코로나 사태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어떤 일자리가 줄었는지, 또 어떤 일자리가 새로 생겨났는지 통계청 '2024년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동향'을 통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2분기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 수는 2083만9000개로 1년 전보다 25만4000개 증가했습니다. 이는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2분기 21만1000개 늘어난 뒤로 가장 작은 증가 폭입니다.
일자리는 근로자가 점유한 고용 위치로 취업자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주중에 회사를 다니고 주말에는 학원 강사를 한 경우 취업자는 1명이지만 일자리는 2개로 집계되는 등 통계상 일부 중복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기업체 소멸 또는 사업 축소로 사라진 소멸 일자리는 219만9000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기업체 생성이나 사업 확장으로 생긴 '신규 일자리'는 245만4000개로 더 많았습니다.
산업별로 살펴보니 건설업(-3만1000개), 교육(-9000개), 부동산업(-8000개) 등에서는 소멸 일자리가 신규 일자리보다 많았습니다.
특히 건설업 일자리는 작년 4분기(-1만4000개)와 올해 1분기(-4만8000개)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부동산업은 5개 분기 연속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업종들이 일자리 증가폭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반면 보건·사회복지(13만개), 사업·임대(3만2000개), 협회·수리·개인(3만개) 등 나머지 업종에서는 신규 일자리가 소멸 일자리보다 많았습니다.
산업 중분류별로 살펴봤더니 섬유제품 제조업(의복제외·-6000개), 전문직별 공사업(-2만3000개, 인쇄 및 기록매체 복제업(-1000개), 고무제품 및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3000개),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 장비 제조업(-2000개)은 소멸 일자리가 신규 일자리보다 많았습니다.
음식점 및 주점업(2만개), 도매 및 상품 중개업(1만1000개), 사회복지서비스업(10만5000개), 창고 및 운송관련서비스업(1만8000개) 등은 신규일자리가 소멸 일자리보다 많았고요.
성별을 기준으로 살펴보니 남자는 5만2000개 늘어난 것에 그쳤지만 여자는 20만3000개 증가했습니다.
연령대별로는 20대에서 지난 2022년 4분기(-3만6000개) 이후 7개 분기 연속 내리막을 보인 동시에 감소폭도 확대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20대 이하(-13만4000개)와 40대(-5만6000개)는 줄었지만 60대 이상(26만1000개), 50대(12만4000개), 30대(5만9000개)에서는 증가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8월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직활동 없이 쉰 청년층(15~29세)은 1년 전보다 5만6000명 늘어났는데 이들 중 30.8%가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라고 답했습니다.
대학 졸업자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청년층 일자리는 줄면서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대학 졸업 후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400만명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통계청은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는 20대 후반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고 봤습니다. 저출생으로 인해 청년층의 절대 인구는 줄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구 감소 폭 보다 청년 취업자의 감소폭이 더욱 큽니다. 이는 청년층이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넘어야 할 문턱이 너무 크진 않은지 살펴봐야할 문제입니다.
비정규직, 단기 계약직 등이 늘어나 안정적인 일자리가 줄고 있는 것도 우려됩니다.
통계청의 '2024년 8월 경제활동인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는 845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만7000명 증가했습니다. 반면 정규직 근로자는 1368만5000명으로 같은 기간 14만7000명 감소했습니다. 정규직 근로자가 줄어든 것은 지난 2021년 8월 이후 3년 만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원하는 일자리가 없다'라는 청년층의 호소를 '눈이 높아서 그렇다'라는 옛말로 꾸짖을 수는 없습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될 청년층이 조금 더 빠르게 경제활동에 뛰어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