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시한폭탄' 뇌동맥류 예측 위해 전문의가 개발
MRI·CT 검사 없이 기본 건강검진 데이터로 위험도 예측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뇌동맥류는 흔히 '소리 없는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전조 증상 없이 머릿속 뇌혈관이 꽈리(풍선) 모양으로 부풀어 오르다가 어느 순간 파열되기 때문이다. 파열성 뇌동맥류는 약 15%가 병원 도착 전 사망한다.
의료계는 사전에 위험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시한폭탄'을 잡아내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김택균 대표는 이 쉽지 않는 길에 과감히 뛰어든 신경외과 전문다.
그는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탈로스'를 창업하고, 뇌동맥류 발생 위험도를 예측하는 AI '안리스크'를 개발했다. 뇌동맥류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지다가 터진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고가의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을 권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김 대표는 고민에서 그치지 않고 추가 검사 없이 기본 건강검진 데이터만으로 고위험군을 분류하는 AI 개발에 착수했다. AI가 고위험군만 뷴류해도 추가 검사를 통해 뇌동맥류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뇌동맥류 위험도를 예측하는 AI를 개발하면 수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또한 전문의인 자신이 개발에 참여하기 때문에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필요한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자신도 있었다.
김 대표는 국가 건강검진데이터에 있는 키와 몸무게·나이·성별 같은 기본 정보와 비만도·혈압·콜레스테롤 수치·간수치·가족력 등 21가지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뇌동맥류가 발생할 위험을 예측하는 AI '안리스크'를 개발했다. AI가 스스로 학습하면서 CT나 MRI 영상이 없어도 뇌동맥류 위험이 큰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탈로스는 지난해 범정부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대통령상)을 받았다.
김택균 대표는 "안리스크는 분석 대상을▲최저위험군(0~19점) ▲저위험군(20~39점) ▲평균위험군(40~59점) ▲고위험군(60~79점) ▲최고위험군(80~100점) 등으로 분류한다"라고 말했다. 최고위험군이나 고위험군은 MRI 또는 CT 등 추가 검사를 통해 뇌동맥류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실제 병원에서 실시한 테스트에서도 안리스크는 신뢰성을 입증했다. 탈로스는 전남대병원과 협업해 환자 6000명을 대상으로 AI 테스트를 실시하고 MRI, CT로 뇌동맥류 여부를 확인했다. 테스트 결과 AI가 최고위험군으로 분류한 사람 중에서 약 6.4%가 실제로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다.
탈로스는 안리스크를 활용해 기본 건강검진 이후 추가 검사 없이 뇌동맥류 위험도를 파악할 수 있는 검사 체계 확대를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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