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수사무마 금품' 곽정기 변호사, 벌금형…"일부 무죄"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수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가 1심에서 일부 혐의가 무죄로 판단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22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곽정기(51) 변호사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백현동 개발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으로부터 수임료와 별도로 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는 정바울의 증언이 유일한데, 정바울이 법정에 나와 현금을 교부하게 된 경위, 과정 등 증언하는 것을 살펴보면 진술이 조금씩 변경되는 게 나타난다"며 "법관으로 하여금 확신이 들 정도로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곽 변호사가 정 회장 사건 소개료 명목으로 경찰관 박모(59)씨에게 400만원을 건넨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100만원짜리) 수표 4장은 곽정기로부터 박씨에게 교부됐다는 점이 확인된다"며 "법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수임 구조의 왜곡을 불러일으켰다"고 판단했다.

이어 "경찰관 출신 변호사로 현직 경찰관과 지속적으로 교류한 내용이 확인된다"며 "경찰 퇴직 후 일정 기간 현직 경찰관에게 경찰 출신 변호사와 접촉을 금지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 수사기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박씨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635만원을 명령했다.

백현동 개발사업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에서 진행된 사업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대관 로비스트라는 의혹을 받는 김인섭씨의 청탁을 받고 정 회장 등에게 부당한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다.

검찰에 따르면 경찰 고위직 출신인 곽 변호사는 2022년 6~7월 정 회장으로부터 경기남부경찰청 수사 관련 수임료 7억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곽 변호사는 변호사법이 금지하는 공무원 교제 및 청탁 명목으로 정 회장으로부터 수임료와 별도로 현금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 정 회장 사건을 소개료 명목으로 2022년 6월 경찰관 박씨에게 400만원을 건넨 혐의도 받는다. 박씨는 이 돈을 받아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또 부동산중개법인 운영자 이모씨로부터 120만원, 건설업체 대표 우모씨로부터 115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도 있다. 박씨는 현재 대기발령 조치됐다.

재판 과정에서 두 사람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핵심 증인인 정 회장은 이 사건 재판 두 번째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곽 변호사에게 수임료 7억7000만원과 별도로 청탁 자금 5000만원을 지급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어 계약 체결 전 곽 변호사가 제안한 점심식사 자리에서 곽 변호사로부터 현금 1억원을 별도로 요구받았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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