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봉이 김선달…'벽에 붙인 바나나' 87억에 팔렸다

기사등록 2024/11/22 01:15:00

최종수정 2024/11/22 09:36:39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리움미술관은 2023년 첫 전시로 동시대 미술계의 가장 논쟁적인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 기획전 'WE' 언론 공개 행사를 30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하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 작가 카텔란은 위트와 역설적 유머로 종교, 정치, 사회, 미술계까지 기성 체제를 풍자하며, 인간의 본성을 꿰뚫어 보는 악동 아티스트이다. 그는 2019년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 바나나를 벽면에 테이프로 붙인 작품 ‘코미디언’을 12만 달러에 판매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단순하고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극사실적 조각과 회화 등 작품 38점을 선보인다. 2023.01.30.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리움미술관은 2023년 첫 전시로 동시대 미술계의 가장 논쟁적인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 기획전 'WE' 언론 공개 행사를 30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하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 작가 카텔란은 위트와 역설적 유머로 종교, 정치, 사회, 미술계까지 기성 체제를 풍자하며, 인간의 본성을 꿰뚫어 보는 악동 아티스트이다. 그는 2019년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 바나나를 벽면에 테이프로 붙인 작품 ‘코미디언’을 12만 달러에 판매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단순하고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극사실적 조각과 회화 등 작품 38점을 선보인다. 2023.01.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벽에 은색 테이프로 바나나 한 개를 고정한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이 미국 뉴욕 경매에서 약 87억원에 낙찰됐다.

미 뉴욕타임스(NYT),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은 지난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중국 태생의 가상화폐 기업가 저스틴 선에게 620만 달러(약 87억원)에 팔렸다.

낙찰자는 바나나와 접착테이프 롤 각각 한 개, 바나나가 썩을 때마다 이를 교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설치 안내서, 진품 인증서를 받게 된다.

당초 경매 전 낙찰가는 100만~150만 달러(약 14억~21억원)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약 5분간 이어진 입찰 끝에 최저 예상가의 6배가 넘는 가격에 판매됐다. 80만 달러에서 시작한 입찰가는 20초도 지나지 않아 150만 달러를 넘어섰고, 온라인과 전화 입찰자 간의 경쟁 끝에 홍콩에서 입찰에 참여한 저스틴 선에게 낙찰됐다.

저스틴 선은 소더비에 보낸 성명을 통해 "이것은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니라 예술, 밈, 가상화폐 커뮤니티의 세계를 연결하는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라며 "이 작품은 미래에 더 많은 생각과 토론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이 또한 역사의 일부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며칠간, 이 독특한 예술적 경험의 일부로 바나나를 직접 먹어서 예술사와 대중문화에서 그것이 차지하는 위치를 기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텔란이 2019년 미 마이애미 아트페어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 '코미디언'은 미술계에 큰 반향을 불렀다. 당시 마이애미 아트페어에 방문했던 한 행위예술가가 관람객 수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설치 작품인 바나나를 벽에서 떼어 먹어버려 더욱 화제가 됐다. 행위예술가는 이러한 행동이 예술일 뿐, 기물 파손은 아니라고 주장했고 주최 측은 과도한 인파로 작품을 철거해야 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4월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던 작품 '코미디언'을 서울대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이 먹어버린 것이다. 당시 학생은 "아침을 안 먹고 와서 배가 고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작품은 총 3개의 에디션으로 구성됐다. 당시에는 각각 12만 달러(약 1억 6000만원)에서 15만 달러(약 2억 1000만원)로 팔렸다. 3개의 에디션 중 한 점은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기증됐고, 다른 두 점은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이번 경매에서 팔린 에디션의 이전 소장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NYT는 이번 경매에 대해 "수년간 미술계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바나나가 새 주인을 찾았다"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과일이 됐지만, 며칠 안에 버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NYT는 이날 경매에 나온 작품 속 바나나가 경매 전 맨해튼 어퍼 이스트사이드 근처 과일 가판대에서 35센트(약 500원)에 판매된 유명 브랜드 돌(Dole) 제품이었다고 설명했다. 원래 바나나 가격의 약 1720만배에 낙찰된 것인데, 해당 바나나를 판매한 방글라데시 출신 상인은 이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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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봉이 김선달…'벽에 붙인 바나나' 87억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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