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섭 인천성모병원 교수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뇌동맥류(cerebral aneurysm)는 뇌동맥이 여러 원인에 의해 부풀어 올라 마치 꽈리 같은 열매가 달린 모양을 말한다. 뇌출혈을 발생시키는 초응급질환으로, 시한폭탄에 비유될 정도로 출혈 시 치명률이 높고 신경학적 후유증도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김동섭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동맥류는 50대 이상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면서 "폐경 이후 혈관을 보호하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젠)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21일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비파열성 뇌동맥류로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 수는 18만8596명으로, 2013년 4만6387명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나이별로는 60대가 35.7%로 가장 많았고 70대 22.7%, 50대 22.6%, 40대 9.6% 순이다. 또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뇌동맥류가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혈류역동학적 원인, 감염, 외상, 자가면역질환 등 유전적 원인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섭 교수는 "뇌동맥류가 위험한 이유는 뇌동맥류가 터져 지주막하출혈이나 뇌내출혈, 뇌실내출혈, 심지어 경막하출혈 등이 발생하면서 뇌압의 갑작스러운 상승과 뇌손상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뇌출혈이 발생하면 환자의 약 30%는 사망하고, 약 30%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치명적인 후유증이 남기에 최대한 빨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뒷목이 뻣뻣해지거나 갑작스러운 의식 저하,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평생 경험해보지 못한 극심한 파열성 두통을 갑작스럽게 느낀다는 점이다. 이는 뇌지주막하 공간으로 피가 한꺼번에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파열 당시 극심한 두통을 느끼게 되면 대부분 즉시 응급실을 찾는데, 이는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다. 파열 시 뇌혈관이 받는 압력과 파열 부위의 크기에 따라 출혈량이 결정되고 출혈량이 너무 많으면 응급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비파열성 뇌동맥류 환자는 간혹 두통을 호소하지만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주로 건강검진 등을 통해 우연히 발견된다. 다만 내경동맥 원위부에 크기가 큰 뇌동맥류가 있다면 주변의 동안신경을 눌러 눈꺼풀이 커지거나 복시가 생기고 동공이 커지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김 교수는 "뇌동맥류가 살짝 터질 경우 뇌출혈이 많지 않고 일시적으로 멈추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즉시 치료받지 않으면 재출혈이 발생한다"면서 "첫 뇌출혈 발생 시 사망률이 30%라면 재출혈 후 사망률은 80% 이상까지 올라가므로 재출혈을 막는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뇌동맥류 진단은 뇌 컴퓨터단층혈관촬영(CTA), 뇌 자기공명영상혈관촬영(MRA), 뇌혈관 조영술로 한다. 최근 뇌 컴퓨터단층촬영이나 뇌 자기공명영상만으로 뇌동맥류를 진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기도 하지만, 아직은 뇌혈관 조영술에 가장 큰 비중을 둔다. 대퇴동맥 혹은 손목동맥에 카테터라는 관을 삽입해 뇌혈관을 확인하는 뇌혈관 조영술은 치료에 직접 이용되기도 하는데 일부에서는 수술만큼 많이 이용되는 치료법이다.
뇌동맥류는 위치와 크기에 따라 뇌출혈의 위험이 매우 낮다면 정기적으로 영상 추적하며 관찰하지만 주로 수술을 통해 치료한다. 수술은 허벅지 대퇴동맥을 통해 작은 관을 뇌동맥류에 유치하고 백금코일을 넣어 치료하는 뇌혈관내코일색전술과 두개골을 절개해 뇌동맥류를 찾아 결찰(혈관을 묶거나 조이는 방법)하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코일색전술이 선호되지만 개두술의 경우 최소침습으로 눈썹절개수술을 통한 결찰술을 시행한다"며 "상처 범위가 작아 환자들이 수술에 대한 부담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에는 정기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치료한 뇌동맥류가 다시 자라는지, 다른 곳에 새로 발생한 뇌동맥류는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또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발견됐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나이, 건강 상태, 동맥류 파열 위험성이나 위치, 모양, 개수, 크기 등 전체적인 뇌동맥류의 특징을 고려해 치료법을 정하게 된다.
뇌동맥류 발생을 막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유전적인 원인일 경우 건강 습관만으로는 발생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
다만 평상시 금연하고 당과 탄수화물,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건강한 식이요법이 어느 정도 도움은 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또 고지혈증약이 혈관의 염증 반응을 완화해 뇌동맥류 파열을 막는 데 도움 된다는 보고도 있다.
무엇보다 뇌동맥류 가족력이 있다면 미리 검진받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두통만으론 뇌동맥류를 의심할 수 없지만 뇌졸중 가족력이 있거나 40대 이상이면서 머리가 깨질 듯한 만성 두통이 지속된다면 뇌동맥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김 교수는 "뇌동맥류는 파열되기 전에 치료하면 약 90% 이상 정상 생활이 가능하고 완치에도 이를 수 있다"면서 "20~30대도 가족 중 뇌동맥류가 있다면 미리 검사를 진행해 조기 발견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김동섭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동맥류는 50대 이상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면서 "폐경 이후 혈관을 보호하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젠)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21일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비파열성 뇌동맥류로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 수는 18만8596명으로, 2013년 4만6387명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나이별로는 60대가 35.7%로 가장 많았고 70대 22.7%, 50대 22.6%, 40대 9.6% 순이다. 또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뇌동맥류가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혈류역동학적 원인, 감염, 외상, 자가면역질환 등 유전적 원인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섭 교수는 "뇌동맥류가 위험한 이유는 뇌동맥류가 터져 지주막하출혈이나 뇌내출혈, 뇌실내출혈, 심지어 경막하출혈 등이 발생하면서 뇌압의 갑작스러운 상승과 뇌손상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뇌출혈이 발생하면 환자의 약 30%는 사망하고, 약 30%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치명적인 후유증이 남기에 최대한 빨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파열 시 망치로 맞은 듯한 극심한 통증
파열 당시 극심한 두통을 느끼게 되면 대부분 즉시 응급실을 찾는데, 이는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다. 파열 시 뇌혈관이 받는 압력과 파열 부위의 크기에 따라 출혈량이 결정되고 출혈량이 너무 많으면 응급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비파열성 뇌동맥류 환자는 간혹 두통을 호소하지만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주로 건강검진 등을 통해 우연히 발견된다. 다만 내경동맥 원위부에 크기가 큰 뇌동맥류가 있다면 주변의 동안신경을 눌러 눈꺼풀이 커지거나 복시가 생기고 동공이 커지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김 교수는 "뇌동맥류가 살짝 터질 경우 뇌출혈이 많지 않고 일시적으로 멈추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즉시 치료받지 않으면 재출혈이 발생한다"면서 "첫 뇌출혈 발생 시 사망률이 30%라면 재출혈 후 사망률은 80% 이상까지 올라가므로 재출혈을 막는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열 시 코일색전술·결찰술 수술로 치료
뇌동맥류는 위치와 크기에 따라 뇌출혈의 위험이 매우 낮다면 정기적으로 영상 추적하며 관찰하지만 주로 수술을 통해 치료한다. 수술은 허벅지 대퇴동맥을 통해 작은 관을 뇌동맥류에 유치하고 백금코일을 넣어 치료하는 뇌혈관내코일색전술과 두개골을 절개해 뇌동맥류를 찾아 결찰(혈관을 묶거나 조이는 방법)하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코일색전술이 선호되지만 개두술의 경우 최소침습으로 눈썹절개수술을 통한 결찰술을 시행한다"며 "상처 범위가 작아 환자들이 수술에 대한 부담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에는 정기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치료한 뇌동맥류가 다시 자라는지, 다른 곳에 새로 발생한 뇌동맥류는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또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발견됐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나이, 건강 상태, 동맥류 파열 위험성이나 위치, 모양, 개수, 크기 등 전체적인 뇌동맥류의 특징을 고려해 치료법을 정하게 된다.
가족력 있다면 조기 진단·치료 필요
다만 평상시 금연하고 당과 탄수화물,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건강한 식이요법이 어느 정도 도움은 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또 고지혈증약이 혈관의 염증 반응을 완화해 뇌동맥류 파열을 막는 데 도움 된다는 보고도 있다.
무엇보다 뇌동맥류 가족력이 있다면 미리 검진받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두통만으론 뇌동맥류를 의심할 수 없지만 뇌졸중 가족력이 있거나 40대 이상이면서 머리가 깨질 듯한 만성 두통이 지속된다면 뇌동맥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김 교수는 "뇌동맥류는 파열되기 전에 치료하면 약 90% 이상 정상 생활이 가능하고 완치에도 이를 수 있다"면서 "20~30대도 가족 중 뇌동맥류가 있다면 미리 검사를 진행해 조기 발견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