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편법·변칙적 재산은닉 고액체납자 추적 2.5조 징수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국세청이 올해 10월까지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재산추적조사로 총 2조5000억원을 징수했다.

이 가운데는 납부능력이 있음에도 재산을 은닉하거나 호화생활을 한 약 700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슬롯머신 당첨금을 수표로 숨기거나 허위로 가등기·근저당을 설정하고, 롤스로이스 등 고가의 수입차를 리스하는 등의 수법을 썼다. 최근 급등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은닉하기도 했다.

21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재산추적조사로 총 2조5000억원을 현금 징수하거나 채권을 확보했다.

국세청은 상반기에 미술품·귀금속·상속재산 등을 은닉한 고액 체납자를 비롯해 호화생활 체납자에 대한 기획분석을 하고, 실거주지 탐문·수색 등 현장 징수활동을 한층 강화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총 696명에 대한 재산추적을 실시했다. 이들은 지능적인 수법으로 재산을 은닉하거나 납부능력이 있어도 세금을 체납한 채 호화로운 생활을 한 고액체납자들이다.

국세청은 먼저 납부능력이 있음에도 도박당첨금 등을 수표로 은닉한 체납자 216명을 추적조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강원랜드 슬롯머신 당첨금을 은닉한 부동산분양업체 대표, 배우자 명의로 해외보험상품을 가입해 재산을 은닉한 비뇨기과 의사 등도 포함됐다.

국세청은 이들에 대한 금융조회를 통해 당첨금 사용처를 추적하고, 해외송금액의 자금출처 확인, 발행수표의 지급정지 등을 엄정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허위 가등기·근저당을 설정해 특수관계자에게 재산을 편법이전한 체납자 81명에 대해선 소송과 고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허위 근저당을 설정해 경·공매 시 특수관계인이 국세보다 우선해 배당금을 수령하게 하거나, 고의적으로 재산을 편법 이전하는 등 강제징수를 회피한 체납자들이다.

국세청은 재산 명의이전을 되돌리기 위한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체납처분 책임을 회피한 면탈행위가 확인되면 고발조치를 하고 있다.

호화생활을 한 체납자 399명 등에 대한 집중 수색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자녀 유학자금 명목으로 해외에 고액 외화를 송금하거나, 롤스로이스 등 고가의 수입차를 리스해 이용하는 등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은 리스보증금을 압류하고, 유학자금 등의 출처를 확인해 재산추적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체납자의 사업장과 실거주지 등 은닉 장소를 잠복·수색하는 등 강도 높게 징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는 문 열기를 거부하거나, 폭언과 더불어 흉기로 위협하는 등의 고의적 방해도 잇따랐다.

유튜버, 저작권자, 강사 등 고소득 프리랜서 체납자가 가상자산으로 재산을 은닉하는 사례들도 적극적으로 대응 중이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에 대해 국세청은 하반기에 287억원을 압류했다.

유튜버의 경우 슈퍼챗과 같은 계속적인 수입을 압류·추심하고, 친인척 명의로 가상자산을 이전·은닉한 경우, 가상자산 추적프로그램을 활용해 추적하고 있다.

안덕수 징세법무국장는 "앞으로도 국세청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재산은닉행위에 신속하게 대응해 고액·상습체납자의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징수하겠다"며 "국민 여러분의 신고가 큰 도움이 되니 국세청 누리집 등에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 명단 등을 참고해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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