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보장' 투자리딩방 운영…134명 속여 65억 '꿀꺽'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가상자산 선물 투자를 빙자한 투자리딩방을 운영하며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100여 명을 속여 65억원 상당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총책 A(20대)씨 등 24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76명을 불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5월까지 허위 투자 사이트를 개설해 투자 전문가를 사칭한 채 투자리딩방을 운영하며 가상자산 선물 투자 시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SNS 광고, 문자메시지 등으로 134명을 속여 65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미리 만들어 놓은 허위 투자 사이트를 피해자들에게 보여주며 마치 실제 수익이 발생하는 것처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투자 전문가를 사칭한 일명 '트레이더'를 1대 1로 하게 되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유인해 더 큰 금액을 투자하도록 유도했다. 피해자들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최고 1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러한 투자금 자체가 이들의 범죄수익으로 흘러갔다.

20~30대인 이들은 동네 선후배 사이로 이뤄져 있으며 영업책과 자금세탁책, 통장모집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본사와 지역별(수도권·영남·충청·호남팀)로 설립된 지부를 통한 점조직 형태로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전국에 분포돼 있는 조직원들이 대포계좌로 송금받은 피해금을 현금으로 바꿔 본사에 전달했는데, 이 과정에서 새벽시간대 각 지역에 인적이 드문 공원 화장실에서 만나 상호 조직원임을 확인하는 암구호(뻐꾸기, 새마을 등)를 설정해 접선하는 수법으로 범죄 수익금을 조직적으로 세탁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아울러 A씨 등 본사 조직원들은 지부 조직원들을 합숙시키고 텔레그램을 통해 상황별 업무 매뉴얼을 숙지시키는 등 수사기관 단속에 치밀하게 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범죄 수익금으로 고급 외제차량, 명품, 귀금속을 구입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데 사용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들의 사무실에서 현금 7800만원과 명품 75점, 대포 유심칩 125개 등 총 2억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압수했다. 또 이들이 소유한 부동산과 차량 등 총 1억6500만원 상당의 재산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았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에 이용한 1000여개의 대포 계좌를 분석한 결과, 파악된 피해액보다 더 많은 금액이 입금된 사실 등이 확인돼 추가 피해자와 여죄를 파악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으며 해외로 도피한 조직원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범죄보다 진화된 형태의 금융범죄인 투자리딩방 불법행위는 최근 점차 조직적인 범죄로 발전하고 범행 수법도 고도화돼 많은 피해를 유발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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