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스마트미술관과 조건 없는 반환 협의 완료
본래 자리인 예천 보문사로 귀환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1989년 도난당했던 불화(佛畵) 예천 보문사 신중도가 35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방문단(대표 문화국장 신해 스님, 직지성보박물관장 진웅 스님)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대학교 스마트미술관을 방문해, 예천 보문사 신중도(이하 신중도) 반환에 대한 협의를 완료했다고 21일 밝혔다.
스마트미술관이 도난당한 유물 신중도의 조건 없는 반환에 동의하면서 신중도는 35년만에 본래 자리인 예천 보문사로 돌아오게 됐다.
예천 보문사 극락보전에 봉안됐던 신중도는 1989년 6월5일 아미타불회도, 삼장보살도와 함께 도난당했다. 신중도를 제외한 불화 2점은 지난 2014년 국내에서 환수되어 현재 보문사에 봉안되어 있다.
지난 2023년 6월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미국 소재 한국문화유산 현황조사에서 시카고 스마트미술관에 도난된 신중도가 소장됐음을 처음 확인했다.
조계종은 같은 해 8월 스마트미술관에 신중도가 도난 성보임을 알리고 반환 요청 서신을 보냈다. 신중도가 도난 성보임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도 동봉했다.
스마트미술관은 이 서신을 통해 신중도가 도난품임을 인지해 협의 끝에 국제박물관협의 )박물관 윤리 강령에 따라 신중도를 소장 목록에서 제외하고 반환하기로 했다.
조계종은 "신중도의 반환 결정에 따라 1989년 당시 도난당했던 3점 불화는 35년만에 환지본처해 본래 자리에서 함께하게 됐다"며 "마침내 모든 도난 유물이 되돌아와 사찰 본연의 모습을 회복했다는 점에서도 이번 환수는 큰 종교적, 문화적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중도는 1767년 혜잠 스님이 그린 불화로 화면 좌우에 제석천과 위태천을 크게 배치한 독창적 구성으로, 우수한 화풍과 구성의 희소성에서 가치가 높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1989년 함께 도난됐다가 환수된 아미타불회도, 삼장보살도와 같은 해 같은 화승이 그려진 불화다. 삼장보살도는 환수 후 그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종단 관계자는 "신중도 반환의 가장 큰 공로자는 아무 조건 없이 자발적으로 반환을 결정한 시카고대학교 스마트미술관"이라며 "종단은 앞으로도 제자리를 떠난 모든 성보가 본래의 자리로 환지본처(還至本處)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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