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5세 이상 발달장애인 주간활동 지원 제한' 2심도 "차별적 위법"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법원이 정부의 사업 지침에 따라 발달장애인이 만 65세 이상을 넘겼다고 해서 주간활동서비스 지원을 중단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광주고법 제1행정부(재판장 양영희 고법수석판사)는 21일 발달장애인 A(65)씨가 광주 광산구청장을 상대로 낸 주간활동서비스 중단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광산구 측 항소를 기각, 원고 승소 판결을 유지했다.

1심과 마찬가지로 A씨에 대한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를 중단한 처분을 취소하라는 취지다.

주간활동서비스란 지난 2019년부터 보건복지부가  낮 시간대 발달장애인에게 각종 취미 활동과 교육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A씨는 '발달장애인 권리 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른 주간활동서비스를 제공 받았으나, 지난해 4월 관련 법령이 아닌 '만18세 이상부터 65세 미만까지만 지원한다'는 보건복지부 주관 사업 지침 규정에 따라 서비스를 더이상 받지 못했다.

올해 2월 열린 1심에서는 "이러한 지침이 연령별 차별에 해당한다"고 전국 최초로 판단한 바 있다. 당시 1심은 상위 법령에 근거 규정 없는 연령 제한 사업 지침에 따른 서비스 제공 중단 처분은 취소해야 한다고 봤다.

이번 항소심에는 광산구와 함께 광주시와 보건복지부가 피고로 소송에 참가해 "만 65세부터는 노인장기요양급여 지원 대상인 만큼 주간활동서비스는 지원할 수 없다. 만 65세를 넘긴 발달장애인에게까지 주간활동서비스를 제공하면 정부·지자체의 재정적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같은 재판부는 이날 또 다른 발달장애인 B(66)씨가 광주 북구청장을 상대로 낸 발달장애인 주간 활동 서비스 중단 처분 취소 소송에서도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유지했다.

학습 능력이 8세 수준의 지적 상태인 B씨는 해당 사업을 통해  2022년 7월부터 법정 후견인과 활동보조사 등의 도움을 받아 지역 모 장애인주간활동센터에서 각종 체육활동, 한글학습, 각종 문화활동 등을 영위해왔다.

북구 역시 '사업 안내'에 따라 다른 전국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B씨가 만 65세를 넘긴 지난해 10월이 되자 지원중단 통보를 했다.

1심은 "사업 안내상 지침은 상위 법령의 구체적 위임 없이 서비스 신청 자격을 정한 것이므로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 규칙으로 봐야 한다"며 "어느날 65세가 됐다고 해서 갑자기 주간활동서비스 신청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어떠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65세 미만 발달장애인과의 불합리한 차별로서 평등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원고 측 한 법률대리인은 항소심 직후 "재판부가 원심과 크게 다르지 않은 판단을 한 것 같다. 전국 첫 사례였던 광산구청 패소 이후 다른 지역 발달장애인도 각 지자체를 상대로 소송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만 65세 이상 발달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인 조항을 지침에서 삭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소송으로 해당 지침의 제외에 대해서 다퉈볼 수 있는지도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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