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시절 기업규제 완화로 19㎞ 지중화
2023, 2025년 잔여 20개 구간 4.3㎞ 마무리
사업 다각화, 운송불편 해소, 안전사고 예방
[무안=뉴시스] 송창헌 기자 = 국내 조선산업의 심장부 중 하나인 전남 대불국가산단 내 전선 지중화 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이명박 정부 이후 10년 만에 재개된 것으로, 조선산업 다각화와 거대구조물 제조·운송 불편 해소, 안전사고 예방 등 1석3조 효과가 기대된다.
21일 전남도에 따르면 내년도 산업통상자원부 그린뉴딜 전선 지중화사업 공모에서 대불산단 2단계 사업(1.675㎞·65억 원)이 선정돼 산단경쟁력 강화에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대불산단은 조성 당시 자동차·기계 중심의 일반산단이었으나 대형선박 블록이나 철 구조물 등 조선해양 기자재 업체들이 줄지어 입주하면서 전선 지중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동안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선박이 대형화됨에 따라 높이 32m 이상의 메가 블록 생산이 증가했지만, 낮은 전신주 가공선로(8~12m) 때문에 크고 작은 불편이 잇따랐다.
공장에서 제작한 선박용 블록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전신주를 만나면 전선을 아예 절단하거나 먼 거리를 돌아가야만 했다. 특히 공장 입구에 전신주가 있을 경우 메가블록 제작 자체가 불가능했다.
대불산단은 넓은 공장 면적과 산단 내 8차선 도로, 인접한 대불항, 숙련 인력 등 블록 생산에 최적화된 조건을 갖추고 있으나 전봇대는 여전히 가장 큰 허들이었다.
이번에 선정된 구간은 13개 구간 1.675㎞로, 총사업비는 65억 원이다. 2년 전 선정된 구간(7개 구간, 2.591㎞, 113억 원)을 합하면 총 20개 구간, 4.266㎞에 178억 원 규모의 전선 지중화사업이 진행된다. 사업비는 한국전력 50%, 국비 20%, 지방비 30% 비율로 분담하고 있다.
대불산단 전봇대는 2008년 MB 정부 출범 직후 '불필요한 기업규제의 상징'으로 떠오르면서 2014∼2015년 29개 구간, 19㎞에 걸쳐 지중화 작업이 진행됐고, 10년만에 수요조사와 현장실사를 거쳐 잔여구간에 대한 지중화사업이 확정됐다. 사업이 완료되면 대불산단은 사실상 '전봇대 없는 산단'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를 통해 대형 선박 메가블록 등 제조·운송 불편을 획기적으로 해소하고 해상풍력 관련 거대 구조물 제작·운송도 용이해져 대불산단 사업 다각화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사고 예방에도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전선지중화 사업은 그동안 주로 전통시장과 학교, 도시재생지역 등 도시권역에 국한됐으나, 전남도의 지속적인 건의를 통해 노후산단이 추가 반영됐다. 전담팀(TF) 가동, 꼼꼼한 현장 실사와 함께 현장 동영상을 제작한 뒤 산업부와 한전 등을 설득한 점도 주효했다.
소영호 전남도 전략산업국장은 "전선 지중화 외에도 자동화·디지털 전환 등을 통해 대불산단 블록산업의 경쟁력을 고도화하겠다"며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등 산업 다각화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