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등장은 동물에게도 재난"-NYT

기사등록 2024/11/21 10:22:39

석유 채굴 강조 규제 완화로 서식지 파괴 증가

도축 관련 규제 없애면 세균 오염 가능성 커져

동물원·사육자 동물복지법 위반 적발 크게 감소

화학산업 규제 줄이는 동물실험 폐지엔 찬반 양론

[서울=뉴시스]미국 동물 보호단체가 2022년 7월 실험용 동물 사육장에서 구조한 비글.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동물 복지가 크게 위태로워질 거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홈워드 트레일 동물 구조 단체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2024.11.2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미국 동물 보호단체가 2022년 7월 실험용 동물 사육장에서 구조한 비글.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동물 복지가 크게 위태로워질 거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홈워드 트레일 동물 구조 단체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2024.11.2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면 전 세계 수십 억 인구의 삶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사람 못지않게 야생, 가축, 동물원 동물, 애완동물 등 모든 종류의 동물들도 살기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하버드대 동물법 및 정책 프로그램 부책임자인 앤 린더 교수는 “연방 정부의 지시가 야생 동물, 농장 동물, 실험실의 원숭이와 비글 등 모든 종류의 동물들 삶을 크게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공약과 각료 인선, 첫 임기 정부의 정책 등 모두가 우려를 자아내는 이유다. 린더 교수는 “두 번째 트럼프 정부가 여러 면에서 동물들 삶을 해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 극단적 동물 학대를 연방 범죄로 규정하는 법을 제정하는 등 동물 복지에 대해 약간의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트럼프 1기 정부는 동물보다 산업을 중시했다. 트럼프가 정부 규제를 대폭 줄이겠다고 공약하면서 이런 입장이 계속될 전망이다.

동물복지연구소 대관업무 책임자 낸시 블레이니는 “규제 완화가 동물을 희생시킬 것으로 우려한다”고 말했다.

야생 동물

트럼프 1기 정부는 멸종위기 동물의 제거를 쉽게 만들고 규제 당국이 기후변화로 인한 멸종 위험을 평가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임기 마지막 순간 알래스카 주 극지국립야생보호구역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채굴을 허가했고 철새에 대한 보호 장치를 제거했다.

그러나 트럼프 1기 정부 조치의 대부분이 조 바이든 정부에서 뒤집어졌다.

트럼프는 이번에 “공공용지에 매장된 엄청난 액체 황금 개발을 풀겠다”고 공약했다. 내무장관으로 지명한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는 화석연료 회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인물이다. 트럼프는 그가 에너지 차르도 겸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용지에서 에너지 개발이 늘어나면 산쑥들꿩 등 개체수가 줄고 있는 종의 동물들의 서식지가 파괴된다.

야생동물 보호단체의 대관 업무 책임자 로버트 듀이는 “2기 트럼프 정부 정책은 더 큰 악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정책혁신센터의 티모시 메일 대표는 트럼프 1기 정부가 전 세계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종 다양성 보존 노력을 강화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생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 주장을 사기라고 부르며 “파라, 계속 파라(drill, baby, drill)”고 외치는 트럼프의 기후 변화에 대한 입장으로 생태계에 큰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우려한다.

프랑스 파리 샤클레대 폴 리들리 교수는 “트럼프 당선으로 기후 변화 대응이 약해지면 수많은 종류의 생물이 멸종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장 동물

트럼프 1기 정부는 농장 동물 복지 관련 규제를 풀었다. 유기농 농가가 지켜야 하는 동물 복지 규정을 폐지하고 돼지고기 생산자에 대한 연방 정부 감독을 축소했으며 돼지 도축 속도 규제도 없앴다.

도축 속도가 빨라지면 도축 노동자들의 부상 위험이 늘고 돼지고기가 오염될 위험이 커진다.

무엇보다 도축 동물들을 비인도적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커진다.

트럼프 1기 정부가 취한 조치들의 일부가 바이든 정부에서 폐기됐으나 다시 복원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동물복지 관련 각 주의 법령을 무력화하는 연방 EATS법을 주목하고 있다. 상하 양원에서 부결된 이 법안이 공화당이 양원을 장악하면서 부활할 가능성이 커졌다. EATS법의 많은 조항들이 반영된 농장법안이 차기 의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동물원 동물과 애완동물

50년 전 제정된 동물복지법은 실험동물, 동물원 동물, 동물 거래 관련 최저 보호 기준을 마련했다. 농업부가 동물실험실, 사육자, 동물원 등을 감독해 위반자를 처벌한다.

트럼프 1기 정부 기간인 2016년~2020년 사이 동물복지법 위반 적발 건수가 67% 감소했으며 신규 조사 건수는 90% 줄었다.

농업부는 트럼프가 취임한 직후 홈페이지에서 적발 관련 기록을 삭제했다가 소송을 당한 끝에 의회가 기록을 복구하도록 요구해 복원했다. 그러나 위반 사례 적발은 크게 줄었으며 2기 트럼프 정부에서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강아지 공장과 길거리 동물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실험용 동물

트럼프 1기 정부는 포유류를 대상으로 하는 독성 실험을 2025년까지 30% 줄이고 2035년까지 완전히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 발표를 대거 환영했었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들은 동물실험이 중요 안전 자료를 확보하는 최선의 수단이라며 동물실험 금지가 화학 산업 규제를 약화시켜 공중안전을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바이든 정부는 동물 실험 폐지 시한을 철회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트럼프 정부가 이를 다시 복원하기를 바란다.

연방 지출 절감으로 과학 연구 지원이 줄어들면서 동물 실험도 줄어들 전망이다. 실험용 동물들에게는 단기적으로 좋을 수 있으나 종 보전과 기후 변화 방지, 동물 건강 증진에는 장기적으로 해로운 일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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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등장은 동물에게도 재난"-NYT

기사등록 2024/11/21 10:22:3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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