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상해'→'상습특수중상해'로 혐의 변경, 더 중한 혐의 적용
변호인 "상습·특수 법리 판단 필요…피해자 상해 예측 못해"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검찰이 중학교 여자 동창을 폭행해 '식물인간' 상태에 이르게 한 20대에게 중형을 구형했다.
20일 상습특수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A(20)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이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양진수) 심리로 진행됐다.
이날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범행 장면을 촬영한 영상과 당시 피고인 및 피해자 일행의 진술 등 증거와 법리를 종합할 경우 상습특수중상해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며 "피해자가 현재 식물인간 상태로 회복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 이 사건 범죄가 매우 중하고, 이로 인해 피해자와 피해자 부모가 겪고 있는 정신적·육체적·경제적 고통이 매우 중한 제반사정 등을 참작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검찰이 공소장 변경을 통해 기소한 '상습특수중상해' 혐의와 관해 상습이라는 부분에 대해선 과거 4회의 폭행전력이 상해인지, 폭행인지에 대한 부분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특수라는 법리 개념에서도 탁자가 '위험한 물건'에 속할 수 있는지, 즉 탁자를 가지고 움직이거나 휴대하는 개념에서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을 소지한 것이 아니고 우연히 탁자가 거기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또 피고인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피해자를 밀친 것은 맞지만 피해자의 현 상태를 예측하면서까지 이러한 행위를 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라며 "상습·특수 등의 법리적 개념을 다시 한 번 판단해 상습특수중상해라는 공소사실을 기각해주시고, 단순 중상해와 관한 부분에서도 제반사정 등을 반영해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A씨는 최후발언을 통해 "지금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어 피해 회복을 못하고 있지만 사회게 나가면 피해회복을 하고 싶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모든 변론이 끝나고 A씨가 법정을 나서자 피해자의 부친은 분노를 참지 못해 A씨에 욕설을 뱉기도 했다.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12월18일 오후 2시에 열린다.
A씨는 지난해 2월6일 부산의 한 숙소에서 B(20·여)씨를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중학교 동창 사이로 여행을 갔다가 동행한 다른 동창생과의 말다툼이 벌어져 A씨가 끼어들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A씨가 B씨를 밀치는 과정에서 B씨는 탁자에 경추를 부딪혔고, 이로 인해 식물인간이 되는 등 큰 상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항소심 재판에서 A씨에 대한 공소사실을 '중상해'에서 '상습특수중상해'로 변경해 더 중한 혐의를 적용했지만 A씨 측은 이러한 검찰의 의견을 모두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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