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지주, 지난해 12월 '지배구조 내부규범 개정' 공시
사내이사 선임·재선임 연령 '만 70세 미만'으로 변경
광은노조 "김기홍 회장 3연임 위한 셀프 개정" 주장
비대면 중금리 대출 누적 손실 255억원 책임 촉구 등
[광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광주은행 노동조합이 지주사인 JB금융그룹 김기홍 회장의 3연임 저지 투쟁 강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광주은행 지부는 지난 13일 광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기홍 회장 퇴진을 촉구한 데 이어 지역사회단체 노동계 등과 연대해 강력한 3연임 반대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20일 밝혔다.
본점 앞에 천막을 설치한 노조는 '김 회장 3연임 결사반대', '독립경영 저해 하는 JB금융지주 각성 촉구', '지역 상생 외면하는 경영진 각성'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연일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무엇보다 JB금융이 지난해 12월21일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개정하고 29일 공시를 통해 최고경영자(CEO) 선임과 재선임 연령을 '만 70세 미만'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 '김 회장 3연임을 위한 셀프 개정'으로 규정하고 비판 수위를 높여 나가고 있다.
실제 JB금융 '내부 규범' 중 이사의 임기를 규정한 제15조' ①항을 살펴보면, 임기는 3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주주총회에서 결정하며 연임할 수 있다. 다만 사외 이사의 임기는 2년 이내로 하고 2년 이내로 연임할 수 있으며 6년을 초과해 재임할 수 없고, 회사 또는 자회사 등에서 사외 이사로 재직한 기간을 합산해 '9년을 초과 재임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21일 ⑥항 개정을 통해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사내이사의 선임과 재선임시 연령은 '만 70세 미만이어야 한다'고 변경 공시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규범 개정 전에는 재임 중 만 70세가 되면 다음 정기주주총회까지만 임기가 보장됐으나 선임·재선임 시점 연령을 만 70세 미만으로 개정함으로써 3연임이 확실시되는 김기홍 회장이 첫 적용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지난 13일 임원추천위원회가 주관한 프레젠테이션(PT)에서 3명의 경쟁 후보를 제치고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당시 임추위는 업종 최상위 수익성 유지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에 중점을 두고 평가한 결과 김 회장을 낙점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 3연임 최종 의결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김 회장은 1957년 1월10일 생으로 3연임 임기를 시작하는 내년 3월엔 만 68세가된다. 기존 내부 규범을 적용하면 70세를 넘기는 임기 3년 차에 퇴임해야 하지만 규범 개정으로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게 됐다.
노조는 "김 회장이 '지역은행의 금융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이익 목표 할당' 금융상품 파생으로 기반 고객 이탈을 가속화시켰다"며 "지역 상생에 역행한 김 회장과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고 3연임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또 "금융지주 회장의 압박과 강요에 의한 핵심사업인 비대면 중금리 대출이 실질 연체율 12%, 누적 손실만 255억원에 육박하고 있으나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비판했다.
박만 광주은행 노조위원장은 "지역은행 경영은 대외지표 숫자 맞추기가 아닌 지역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경제와 금융을 지역민과 함께 활성화하는 것"이라며 "은행의 영속과 발전을 위해 노동조합은 금융노조 연대 등을 통해 강력히 3연임 저지 투쟁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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