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이웃들이 수상하다. 평범한 척하는데 하나도 안 평범하다."
100만 조회수를 기록한 다음 브런치 화제작 '청담동 사람들은 명품을 안 입는다'가 책으로 나왔다.
책 '청담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섬타임즈)은 청담동에 사는 소시민인 작가 시드니의 부자 동네 관찰기다.
뉴욕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인 맨해튼. 맨해튼 안에서도 가장 부자들이 모여 사는 어퍼 웨스트처럼 서울에는 강남이, 강남 안에는 청담이 있다.
청담동 며느리들이 명품을 쫙 빼입고 우아하게 브런치를 즐길 것 같은 이곳에 부자도 아니고 며느리룩도 안 어울리지만 작가는 어쩌다 보니 ‘청담동 생활자’가 되었다. 청담에서 눈에 띄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살려 했으나 아이가 태어나고 기관에 다니자 어쩔 수 없이 청담동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작가는 청담동으로 이사 온 후, 이곳과 자신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질감을 느끼며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밑단이 해진 청바지와 후줄근한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자신이 과연 이곳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을지, 그들과 대화를 하다 자산 상태나 여유롭지 못한 생활 수준이 드러날까 조심스럽고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며 마주하게 된 청담동 주민들은 의외로 소탈했다. 그들은 겉으로 보여지는 외적인 것들(브랜드나 집 소유 여부)이 아닌 그들은 내가 어떤 운동을 하는지, 쉬는 시간에 뭘 하는지 등 삶을 어떻게 채워나가는지를 더 궁금해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작가가 겪은 청담동 사람들은 그간 머릿속에 그려온 부자들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고 했다.
"부자들의 명품을 대하는 자세도 비슷하다. 돈이 많은 이들에게 명품은 하나의 선택지일 뿐이다. 입고 싶으면 입는 거고, 아니면 안 입는 거고. 그러니 필요와 편의에 따라서 소비한다. 선망하던 것이 하나의 선택지가 되면 욕구는 반으로 줄어든다. 거기서 이성적인 생각을 한 스푼 더하면 더욱더 욕망과 멀어진다. 어차피 내가 부자인 건 나도 알고 가족들도 아는데, 명품을 걸치나 안 걸치나 뭐가 다르겠는가. 나는 그 마음과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이다."(140~141쪽)
작가는 "인생에서 굴곡이라는 결 겪어보긴 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그들의 삶도 비슷했다. 장소가 청담동일 뿐. 스스로 단단하지 않으면 금수저도 껍질 뿐이었다"고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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