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흐크나 "美 반대로 우크라 나토 가입 불발 때 대안"
"미국 없이 유럽 힘만으로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복잡"
"트럼프, 정치·경제적 이익 판단해 나토 포기 않을 것"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마르구스 차흐크나 에스토니아 외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추구하는 평화협상과 관련해 유럽 자원의 파병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흐크나 장관은 19일(현지시각) 공개된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유럽 지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추진하는 평화협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실질적인 안전 보장을 이야기한다면 정의로운 평화가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러니까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가입을 이야기하는 것"면서 "하지만 미국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지상군 투입이라는 (안전 보장의) 어떤 형태를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 없이 유럽의 힘만으로 우크라이나에 안전 보장을 제공하는 안과 관련해 "정말 복잡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유럽군이 주둔해 러시아의 추가 침략을 억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요청한 대로 최고의 안보 보장은 나토 가입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이를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비춰 현실적인 대안으로 이를 거론한 셈이다.
차흐크나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 승리하면서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손실을 고려해 그들을 어떻게 지원할지를 놓고 우크라이나의 동맹국 사이 논의가 가속화됐다. 러시아는 협상장에 나와 휴전이 지속 가능하게 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며 "유럽뿐만 아니라 트럼프 당선인 팀과 미국 행정부와도 서로 많은 대화와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와 독일이 동참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영국은 우크라이나 안보를 강화하려는 유럽 차원의 노력을 주도할 기회와 모든 책임을 맡았고 폴란드도 논의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제국주의 러시아의 자비에 유럽을 맡기는 것은 미국의 정치·경제적 이익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이 나토를 포기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유럽인은 자체 방위에 더 많은 투자 의향을 보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유럽의 모든 노력이 영국을 구심점으로 폴란드, 북유럽, 발트 3국(에스토니아·리투아니라·라트비아), 네덜란드 등이 모여 합동파견군을 조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 국가는 다음 달 에스토니아에서 모여 추가 논의를 하기로 한 상태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강한 의지를 보여온 이들은 유럽 안 우크라이나 양자 지원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차흐크나 장관은 유럽이 무기 비축량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방위산업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파했다.
에스토니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4%를 방위비로 지출하며 모범을 보이고 있다. 다음 해 나토 정상회의에서 에스토니아는 기구 방위비 지출 기준을 GDP 대비 2.5%로 상향하기를 원하고 있다.
나토는 자체 기준으로 GDP 대비 2%를 방위비에 지출하도록 하고 있는다. 지난해 32개 회원국 중 11개국만 이를 준수했다. 나토는 GDP 대비 2% 기준을 충족하는 회원국이 곧 23개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옛 소련 구성국이었던 에스토니아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탓에 러시아로부터 안보 위협을 계속해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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