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시위 반대 재학생팀' 채널 지난 18일 개설
"반대하는 학생 많지만…두려워하고 배척·묵살"
'출입 통제' '수업 거부 강요' '좌표 찍어' 주장도
앞서 총학생회 측은 입장문서 "무모 전환 철회"
오는 20일 공학 전환 관련 학생총회 진행 예정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동덕여대 학생들의 남녀 공학 전환 반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재학생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유튜브 채널이 등장해 이목이 쏠린다. 이들은 유튜브를 통해 교내 시위가 비이성·폭력적이라고 규정하며, 현재 방식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19일 유튜브에 따르면 전날 개설된 '동덕여대 폭력시위 반대 재학생팀' 채널은 이날 오후 기준 1100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 중이다.
자신을 '동덕여대 재학생들'이라고 소개하고 있는 이 채널은 "현재 캠퍼스 내에서는 개인의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고, 일군의 시위자들로 인해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행위가 이뤄져 학교 공간이 폐허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희는 이와 같은 방식의 시위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교내에 폭력 시위를 반대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이들은 시위대에 대한 두려움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거나 문제를 제기해도 배척, 묵살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더이상 침묵할 수 없고 시위대의 비이성적, 비논리적인 실체를 외부에 낱낱이 폭로하고 공론화시키고자 한다"며 채널 개설 이유를 알렸다.
채널 운영자에 대한 정확한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들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교내 농성 및 점거 현장 사진·학내 커뮤니티 작성 글 등을 게재하는 동시에, 기존 방식의 시위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
여러 차례 올린 쇼츠를 통해 '구성원의 출입을 강제로 통제하고 있다' '모든 학생들이 시위대와 같은 의견을 가진 게 아니다' '수업 거부를 강요하며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온라인 수업마저 좌표를 찍고 있다' '여성 외부인을 끌어들였다' 등 주장도 내놨다.
앞서 '학교 측이 남녀 공학 전환을 논의했다'는 식의 내용이 확산한 이후, 이달 11일께부터 교내에서는 반대 농성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현재 학교 측은 일부 단과대학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 검토 과정에서 공학 전환 논의가 나왔으며,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거의 모든 건물을 점거·폐쇄시키고 기물 파손이 도를 넘은 점', '시위 주동 학생들의 행동이 과격하고 폭력적인 점' 등을 문제 삼으며 구체적인 피해 사례도 파악 중이다.
총학생회 측에서는 공학 전환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대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의견을 묻는 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 '나란'은 이달 8일 입장문을 통해 "공학 전환은 대학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물론이며, 대학을 구성하는 여성의 지위를 상실케 한다"며 "여성 차별이 존재하는 한 우리에게 여자 대학은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에서 안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해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자 대학의 존재 의의를 다시 한 번 상기하라"며 "무모한 공학 전환 철회를 요구하며 다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거론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했다.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학 본부에서도 '전체 학생의 의견이 맞냐'는 의구심을 표하며 대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학생들의 전체 의견이 취합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를 내놓겠다"며 "정확하고 객관적 지표로 확인해 본부에 전달하고자 한다"고 했다.
총학생회는 이튿날인 20일 오후 2시 동덕여대 공학 전환과 관련한 학생총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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