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 뒤 '국제 플라스틱 협약' 마지막 협상…"타결 어려울 수도"(종합)

기사등록 2024/11/19 15:13:22

최종수정 2024/11/19 16:10:16

플라스틱 원료물질 생산 규제 협상 교착 상태

환경부 "전망 녹록치 않아…성안 어려울 수도"

플뿌리연대,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 촉구 기자회견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환경운동연합과 지구의 벗(FOE·Friends of the Earth) 활동가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환경운동연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속력 있는 국제플라스틱협약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2024.11.1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환경운동연합과 지구의 벗(FOE·Friends of the Earth) 활동가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환경운동연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속력 있는 국제플라스틱협약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2024.11.18. [email protected]
[세종·서울=뉴시스]성소의 구무서 기자 = 국제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마지막 협상이 엿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일부 쟁점을 두고 국가 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려 타결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환경단체들은 협약에서 '생산 감축'이라는 성과가 도출되기 위해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19일 환경부에 따르면 이달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부산에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정부간협상위원회(INC) 5차 회의가 진행된다.

지난 2022년 3월에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170여개국은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해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협약을 올해까지 성안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 생산부터 소비, 처리까지 모든 주기에 걸친 규제 방안을 정부간협상위원회(INC)에서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우루과이, 프랑스, 케냐, 캐나다에서 네 차례 협상이 진행됐으며 오는 25일 부산에서 열리는 제5차 INC가 마지막 협상이다. 그간 진행된 협상 결과를 토대로 내년 중순에 열리는 전권외교회의에서 플라스틱 협약이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그러나 이번 협상에서 협약 성안을 이룰지에 대한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플라스틱 원료물질 생산 규제와 관련한 국가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협상 전망에 대해서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며 "협약 성안 자체가 굉장히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소비자기후행동과 서울iN아이쿱생협 관계자들이 7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11월 국제플라스틱 협약을 앞두고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촉구하고 있다. 2024.10.07.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소비자기후행동과 서울iN아이쿱생협 관계자들이 7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11월 국제플라스틱 협약을 앞두고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촉구하고 있다. 2024.10.07. [email protected]

최대 쟁점은 플라스틱 원료 생산물질의 규제 여부다.

현재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과 플라스틱 생산국은 원료 생산물질 규제에 반대하고 있으나 유럽연합(EU)과 라틴아메리카 등 플라스틱 생산 기반이 없는 나라들은 204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을 40% 감축하는 등 정량적인 감축 목표를 설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중간국인 일본과 미국은 국가별 자율 조치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경우 유럽 등을 주축으로 하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야심 찬 목표 연합(HAC)'에 속해있지만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부가 아직 우리나라 입장에 대해서 혼자 먼저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가 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INC 의장인 루이스 바야스 발디비에소는 이번 5차 회의에서 우선 '큰 틀'에서 합의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이 역시 일부국들이 반대 중이다.

발디비에소 의장은 생산 감축 등 대립이 첨예한 조항은 우선 선언적 수준으로 합의하고 세부 기준과 가이드라인 등은 5차 회의 이후 마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국을 포함해 다수국이 발디비에소 의장의 제안을 수용했지만 생산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생산 관련 조항을 삭제하라고 요구하면서 내년에 추가 협상을 이어가자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원료물질 공급 규제 외에도 제품 디자인, 우려 화학물질, 폐기물 관리 등에 관한 의무사항이 협약에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협약 성안을 목표로 이번 협상에 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5차 회의에서 협약이 성안되지 않는다면 내년에 추가적인 회의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회의가) 개최됐고 국제사회가 목표로 했던 것만큼 일단 협약 성안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INC를 연장해서 다른 곳에서 회의를 더 이어갈지는 추후 협상 과정에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측에서는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정부 수석대표로 이번 협상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 외 강인선 외교부 2차관 등도 회의에 참여한다. 회의 기간 동안에는 175개국 정부대표단 1400명과 국제기구 등을 포함해 약 3879명이 방문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플뿌리연대 활동가들이 19일 서울 용산구 그린피스 한국사무소에서 '한국정부, 플라스틱 과잉 생산 문제 제기 및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지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4.11.19.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플뿌리연대 활동가들이 19일 서울 용산구 그린피스 한국사무소에서 '한국정부, 플라스틱 과잉 생산 문제 제기 및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지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4.11.19. [email protected]

한편 이날 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체인 플뿌리연대는 '한국 정부, 플라스틱 공급 과잉 문제 제기 및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지지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플뿌리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석유화학업계의 플라스틱 공급 과잉 문제를 지적하고, 한국 정부에게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 목표를 포함한 구속력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성안에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단체가 발표한 석유화학 업계 플라스틱 공급 과잉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일본, 대만의 주요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능력은 연간 4199만 메트릭톤(CO₂e)에 달하며 이로 인한 탄소 배출량은 9993만CO₂e다.

3국 시장 중 한국은 생산 능력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연간 1992만CO₂e의 1차 플라스틱 폴리머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탄소 배출량은 4955만CO₂e으로 일본과 대만의 배출량을 합한 수치와 맞먹는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이민호 서울환경연합 기후행동팀장은 "석유화학 및 정유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내 전체 배출량의 14.8%를 차지한다"며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이번 국제 플라스티 협약을 전환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비게일 아길라르 그린피스 캠페인 스페셜리스트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회의에서 석유화학 업계 로비스트 참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는 협약의 본래 목표에서 벗어나게 하고 회의의 진전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이번 회의에서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해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정 산업의 이익보다 인류와 지구를 우선시 해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새미 녹색연합 활동가도 "한국 정부가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협상회의 개최국이자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지지하는 우호국 연합(HAC) 소속 국가로서 생산 감축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플라스틱 오염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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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 뒤 '국제 플라스틱 협약' 마지막 협상…"타결 어려울 수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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