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공익제보 이후 2년9개월만
[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반직 공무원까지 동원해 자신의 가족 사적 소비에 경기도 예산을 유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경기도 관용차를 마치 개인 자가용처럼 사용하면서 수천만원 상당 이득을 본 것으로 보기도 했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허훈)는 19일 이 대표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있던 당시 비서실장 정모씨, 전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이자 이 대표 아내 김혜경씨 사적 수행 의혹을 받은 배모씨를 업무상배임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범행 기간인 2018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이 대표가 유용한 금액은 1억653만원에 달한다. 정씨는 8843만원, 배씨는 1억3739만원으로 추산된다.
이 대표가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사법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미 법원이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에 대해 두 번의 유죄 판단을 내린 바 있어 이번 기소가 이 대표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소고기·샌드위치·과일 사 먹고, 세탁까지 경기도 예산으로
사모님팀은 배씨 지휘 아래 경기도 예산으로 공무와 무관한 이 대표와 김씨 식사, 과일, 샌드위치 등 음식을 구입하고 개인 의류를 세탁했다. 또 경기도 관용차를 사적 운행하고 김씨를 사적 수행하는 등 사생활을 전담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모님팀이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소재 이 대표 자택에 배달한 샌드위치와 과일 등 결제는 경기도청에서 일괄 결제했다.
사모님팀은 이 대표 임기 기간 이 대표와 김씨가 요구하는 소고기와 초밥, 복요리 등 음식을 모두 75회(889만원 상당)에 걸쳐 무상 제공했다.
이 사건에는 김씨가 20대 대선 때 당 관련 인사들을 만나 식사하고, 그 대금을 배씨를 통해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케 한 내용 등도 포함된다.
김씨는 이 사건으로 최근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상태다. 법원은 김씨 사건에서 배씨가 모두 6회에 걸쳐 김씨와 공모해 사적 오찬모임 식사대금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고 판시했다.
의전팀은 정씨 관리하에 이 대표와 김씨가 사적으로 소비한 지출을 적법한 지출로 위장하고자 마치 경기도의 각종 시책 추진을 위한 간담회 등 공적 목적인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했다.
이 대표에게 제공된 음식 가운데는 이 대표 집안 제사에 사용할 과일 등 제수용품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의전팀은 이렇게 사용한 대금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뒤 격려, 간담회,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근무자 격려 등을 위해 구입한 것처럼 지출을 결의했다.
사모님팀과 의전팀은 이 대표가 사적으로 먹을 아침 샌드위치를 거의 매일 구매해 배달했는데, 이 역시 격려와 간담회용 구매로 둔갑했다.
배씨는 김씨를 사적수행하면서 경기도 법인카드를 유용한 사건 관련 이미 지난 2월 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이 대표 등이 일반직 공무원까지 동원해 이 대표 가족의 사적 소비에 경기도 예산을 유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기간 사적 유용된 경기도 예산은 8978만원에 달한다.
경기도 관용차가 도지사 자택에
구매한 차량은 비서실에서 마치 의전용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가장했고, 이 차량은 이 대표 임기 내내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자택에 있었다.
이 대표와 김씨는 차량을 자택 주차장에 세워두고 사모님팀을 통해 아파트 주차스티커까지 부착하는 등 임기 내내 개인 차량처럼 사용했다.
경기도는 이러한 상황이 문제 없도록 차량의 차고지를 이 대표 자택 인근 행정복지센터로 지정했다. 경기도 관용차는 원래 사용 후 청사로 반납해야 하지만, 차고지를 지정하면 반납이 면제된다.
비서실은 타 부서에서 해당 차량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계속해 배차 신청을 하기도 했다.
사실상 이 대표 가족의 자가용이던 제네시스 G80의 주유비와 세차비, 과태료 등은 경기도 예산으로 지출했다.
그뿐만 아니라 사모님팀은 김씨의 개인 모임, 병원 방문 등 김씨가 필요로할 때마다 수시로 차량을 운행한 뒤 공적 용도로 운행한 것처럼 허위 일지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대표가 임기 중 임차료와 세차비, 주유비 등 최소 6016만원을 유용한 것으로 봤다.
정씨 4206만원, 배씨 5647만원 등 관용차 사적 사용에 따른 예산 유용 금액은 모두 1억5869만원으로 추산된다.
공익제보 2년9개월만, 이 대표 재판행
경찰은 같은 해 8월 김씨와 배씨를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송치하면서 이 대표에 대해서는 관여 정황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불송치했다.
검찰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재수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요청 사항을 불이행하자 올해 1월 사건을 넘겨받았다.
이 상황 전 지난해 10월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이 대표의 업무상배임 혐의를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경기도청과 식당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 대표 부부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그러나 김씨는 출석해 진술을 거부했고, 이 대표는 소환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날 기소되면서 모두 5개 재판을 받게됐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대장동 개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해 10월에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됐다.
2022년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법이 지난 15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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