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황보승희, 2심서 검찰과 '증인 채택 신경전'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내연 관계인 부동산 업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황보승희 전(前) 국회의원이 항소심 첫 공판에서 증인 채택을 놓고 검찰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부산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성금석)는 19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보 전 의원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황보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준 혐의로 기소된 내연남 A(50대)씨도 함께 법정에 섰다.

검찰과 피고인들 모두 1심의 양형이 부당하고, 유·무죄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판단을 받기 위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황보 전 의원 측은 증인으로 황보 전 의원에게 계좌를 빌려줬던 고등학교 동창 B씨와 회계담당 C씨, 산악인 엄홍길씨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B씨에 대해, 검찰은 엄홍길씨의 증인 신청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에 황보 전 의원 측은 "A씨가 황보 전 의원에게 5000만원을 전달할 당시 B씨의 계좌를 사용했고, 서울 아파트에서 함께 생활할 때 B씨도 함께 살아 잘 알고 있다. 검찰 조서 내용 외에 추가 입증 사항이 필요하다"면서 "사건의 발단이 됐던 엄홍길 부산재단 설립 무렵 황보 전 의원과 A씨가 교제를 시작할 무렵이고 재단 운영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증인 심문 필요성에 대해 피력했다.

검찰은 "엄홍길 부산재단은 A씨가 황보 전 의원에게 돈을 주기 위한 명목에도 불구하고, 그 명목을 확인하기 위해 증인심문을 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추가 증인으로 황보 전 의원의 남편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황보 전 의원과 A씨 측은 "황보 전 의원의 남편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부정적이고 이 사건과 관련 증언을 할 때부터 왜곡하고 있다. 또 전 남편이 잘 알지 못하는 사건이고 황보 전 의원의 전남편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트라우마도 겪고 있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은 "전 남편은 국회의원 예비 후보자 등록 당시 황보 전 의원과 A씨 사이 출마 여부 논의가 있었다는 결정적인 사실을 증언할 수 있고, 황보 전 의원이 A씨의 신용카드를 직접 쓰는 걸 목격한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검찰과 피고인 측이 신청한 증인을 모두 채택했고, 이들에 대한 다음 공판 기일을 내년 1월7일로 지정했다.

황보 전 의원은 제21대 총선에 국회의원 선거 예비 후보자 또는 의원인 2020년 3월부터 2021년 7월까지 A씨로부터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황보 전 의원은 또 서울 마포구의 아파트 보증금과 월세 등 임차 이익 약 3200만원을 받았으며 A씨가 제공한 신용카드로 5700만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8월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징역 8개월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4개월을 각각 선고하고 그 형에 대한 집행을 2년간 유예한다고 선고했다.

또 A(50대)씨에 대해 각각 징역 8개월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1심 재판부는 황보 전 의원이 A씨로부터 신용카드를 받아 5700만원을 사용한 혐의에 대해 일부 무죄 판결을 내렸다.

황보 전 의원은 지난해 사생활 논란과 재판 등의 이유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지난 총선에선 자유통일당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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