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개화 우려" '개 식용' 종식 앞둔 제주서 1만여마리 대책 촉구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개 식용 종식법'에 따라 2027년 2월까지 제주의 관련 업체들이 의무적으로 전·폐업을 해야 하지만, 지원책 마련 등 행정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제주에서 식용 목적으로 길러지는 개 1만3000마리가 불법 도축되거나 들개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면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9일 열린 제433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회의에서 현지홍 의원은 이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렸다. 현 의원은 "국가에서 개 식용을 반드시 종식시키겠다면서 지자체에 내린 예산은 1000만원 뿐이다"고 지적했다.

현재 도내 개 식용 식당은 제주시 31곳, 서귀포시 17곳 등 48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식당의 전·폐업 시 지원을 위한 국비 예산은 제주시 625만원, 서귀포시 375만원이며, 같은 금액의 지방비를 합쳐 제주시 1250만원, 서귀포시 750만원이 편성됐다.

이 예산을 통해 제주시는 5곳, 서귀포시는 3곳 등 식당 1곳당 250만원씩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주로 전업을 하는 식당을 대상으로 간판 교체와 메뉴 개발비 등을 지원한다.

현 의원은 "폐업 시에는 어떤 지원을 하느냐"고 물었으나, 김미숙 제주시 복지위생국장은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특히 지난 2월 제정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 식용 종식법)에 따라 오는 2027년 2월부터 개 식용을 위한 사육·도살·유통·판매가 금지되면서 식용을 목적으로 길러지는 개들을 처리하는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현 의원에 따르면 현재 제주시 8240마리, 서귀포시 5250마리가 식용견으로 길러지고 있다.

현 의원은 "(지원을 위한) 특별한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간판 교체와 메뉴판 개발 정도로 전업과 폐업을 하라고 하면 (업주들이) 받아들이겠나"라며 "이 개들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사각지대가 발생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기간 내에 개들을 처리하기 위해 대량 도축, 불법 도축이 일어날 것 같다"며 "도축을 하지 않는다면 1만3400마리 정도가 들개가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제주도는 들개 때문에 문제가 많은데, 이 식용견들은 중성화도 안 된 상태기 때문에 밖에 나와서 번식을 하면 이에 대한 유지관리비도 상당 부분 소요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고민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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