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문화유산에도 마음이 있을까요? 문화유산의 마음을 알아보고, 덜어보고, 이어보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 함께 마음을 나눠 보세요."
서울 광진구 성산유치원 어린이들은 18일 개편된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실로 들어가자 가장 먼저 커다란 디지털영상 전시물 '문화유산×마음'으로 갔다.
이 전시물에서 문화유산 움직임을 보면서 문화유산에서 '반갑다', '황당하다', '슬프다', '즐겁다' 등 다양한 감정들을 느꼈다.
이영신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날 언론공개회에서 "어린이들이 선택한 마음 속 감정들이 각 문화유산이 한 가지 색으로만 보여지는 게 아니라 똑같은 문화유산이라고 하더라도 그 마음의 선택에 따라서 각각의 색깔이 바뀐다"며 "문화유산이 한 가지 마음만이 아닌 사람에 따라서 느껴지는 감정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영상으로 먼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화면의 뒷면 '마음×표현하는 말'에서 아이들이 다양한 감정들이 담긴 구슬들을 누르자 '마음' 캐릭터들이 그 구슬을 받아 감정을 표현하면서 옆에 있는 파이프로 감정 구슬을 보냈다. 그 구슬이 앞면에서 느낀 마음을 담은 문화유산이 나타나면서 큰 통으로 들어갔다.
마치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 나오는 구슬들처럼 아이들이 고른 감정 구슬들이 큰 통에 쌓이면서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알게 된다.
오는 19일 재개관하는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실은 '알기(+) 덜기(- ÷) 잇기(×), 문화유산 속 마음'을 주제로 한 전시로 새로 단장했다.
이번 전시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박물관 소장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다감각적 전시연출과 디지털을 활용한 체험 23개로 구성됐다.
어린이들은 '요모조모, 마음 포스터'에서 마음 캐릭터, 아이콘, 한글 단어로 내 마음을 나타내는 포스터를 표현했다.
'마음' 캐릭터들은 기본 감정이 느껴지는 문화유산들에서 어린이의 설문으로 정해진 마음의 색을 입혀 탄생했다. 행복, 분노, 슬픔, 공포, 놀람, 부끄러움 등의 기본 감정을 담은 각각의 캐릭터들은 싱글이, 부글이, 훌쩍이, 오싹이, 깜짝이, 화끈이라는 이름도 가졌다. 캐릭터들은 각각 초록색, 빨간색, 파란색, 보라색, 노란색, 주황색으로 자기 감정을 표현했다.
어린이들은 평생도, 토우장식항아리 등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요리조리, 마음 들여다보기'는 질문이 있는 구멍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작품 상황 속 마음을 엿보거나 두 가지 문화유산을 겹쳐봤다. '톡톡, 문화유산 마음 열기'에는 문화유산 형태, 무늬, 재료, 향, 소리 등 감각으로 문화유산을 느꼈다.
이 학예사는 "문화유산을 그냥 단순하게 감상하는 것이 아닌 문화유산을 청각, 촉각, 그리고 후각까지 전부 다 느낄 수 있도록 했다"며 "느껴지는 감정을 통해 문화유산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알아보는 전시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특히 '문화유산과 마음'은 사칙연산과 접목시켜 어린이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창의적 표현 유도 전시물이다. 문화유산과 가족, 친구, 자연, 물체 등 여러 가지를 알아보고(+), 덜어보고(- ÷), 이어보면서(×) 생각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
이번 개편된 상설전시실에는 특별전 공간이 사라지고 대주제 '아하! 발견과 공감'전시에 공감의 비중이 확대됐다.
확장된 공간에는 선조들이 남긴 작품들에서 자연 소재를 찾아 표현한 마음의 숲이 밝은 채광과 함께 다채롭게 조성됐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마음'은 내 마음을 문화유산 색과 모양으로 꾸미고, 여러 생물이 함께 자라는 생태계처럼 다양한 감정들을 만나는 이색 체험물이다.
'주렁주렁, 마음의 열매'에서는 아이들이 바위 위에 손을 대자 복숭아 열매가 빛났다. '둥당둥당, 마음의 소리'에서는 어린이들이 전통 악기를 조합해 마음이 담긴 음악을 들었다.
'도란도란, 마음이 담긴 얼굴','뾰족동글, 마음의 조각', '사각사각, 마음의 얼굴'에서는 문화유산의 눈, 코, 입, 머리카락 퍼즐이나 모양 자를 조합해 표정을 만들거나 투명 창을 사이에 두고 마음을 드러난 서로의 얼굴을 그렸다.
모든 마음을 모으는 인터랙티브 공간도 있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다양한 마음 방울을 맞아보고 숲에 숨어있는 마음 캐릭터를 찾아볼 수도 있다.
문화유산을 찾으면 마음 방울들이 나타나 '마음' 캐릭터 친구들과 함께 춤추고 커다란 마음 캐릭터 인형들을 안아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체험한 성산유치원 원아 정루아는 이번 체험에 대해 "재미있다"라며 소감을 이야기한 후 자기 기분과 제일 잘 맞는 마음 캐릭터로 '싱글이'를 가리켰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유물에서 '마음'이란 보이지 않는 무형, 즉 유형과 무형의 결합한 전시"라며 "체험에 있어서도 만지는 과정에서 더 나아가 마음이 하는 것까지 더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또한 아날로그 감성에서 디지털 기계 장치를 통한 감성까지 발전시킨 융복합적 체험 전시"라고 덧붙였다.
어린이박물관은 쾌적한 관람환경 유지를 위해 1일 총 5회 제한된 인원에 한해 예약 후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민수 학예연구관은 "현재 회당 260명이 관람할 수 있다"”며 “공간이 확장된 만큼 회차도 늘리고 회장 입장인원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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