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재무장관에 러트닉 적합" 공개 발언
"워싱턴 방식 익숙지 않아…공동 대통령이냐"
러트닉·베센트 신경전…제3 후보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과정에서 일등 공신 역할을 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내각 인선에 과도하게 관여하면서 트럼프 당선인 측근과 기부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하워드 러트닉 트럼프 당선인 공동 인수위원장이 스콧 베센트 헤지펀드 키스퀘어 창업자보다 재무장관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관세 인하 결정도 칭찬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그간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것과 대조적이다.
머스크의 공개 발언에 트럼프 캠프 내부에선 머스크가 일종의 '공동 대통령'인 양 행세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익명의 캠프 관계자는 WP에 "사람들은 여기에 대해 행복해하지 않는다"며, 머스크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 그 이상을 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머스크가 근본적으로 워싱턴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인물인 데다, 그의 지속적인 존재감과 빈번한 공개 발언이 점점 불편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러트닉과 베센트가 재무장관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에 머스크의 이 같은 공개 발언은 압력 행사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오전 러트닉이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국 대선후보 캠프에 기부했다는 보고를 받았고, 이후 베센트와 러트닉 측근 간 밀실 다툼이 계속됐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무장관에 제3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사안에 정통한 두 소식통은 WP에 내부 심의 논의 결과 대체 후보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빌 해거티 공화당 상원의원(테네시) 마크 로완 아폴로 최고경영자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치어리더' 역할을 하며 정치적, 재정적으로 전폭 지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머스크를 차기 행정부에서 신설되는 정부효율부 장관에 지명했다.
당선 이후 트럼프의 외국 정상과 통화에도 배석하고, 인수위 회의에도 참석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소유한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당선인 손주들과 찍은 사진을 올리는 등 친분도 과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현재로선 머스크와 여전히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머스크는 전날 트럼프 당선인과 러트닉, 일부 최고 보좌관들과 함께 전날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UFC 경기를 관람하며 밀착 행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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