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아무런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야말로 경쾌하게도, 퐁."
책 '비눗방울 퐁'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이별을 주제로 묶어낸 이유리의 소설집이다.
표제작 비눗방울 퐁 외에 ▲크로노스 ▲그때는 그때 가서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담금주의 맛 ▲보험과 야쿠르트 ▲달리는 무릎 ▲퀸크랩 등 작품 8편이 수록됐다.
작품 속 인물들은 함께했던 기억을 팔아 버리고 기쁨과 슬픔을 우려내 술을 빚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이별의 고통을 견뎌 낸다.
해피 엔딩을 위해 이별의 고통을 축소하지 않았고 이별의 과정에서 떠오르는 복잡한 감정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
소설가 박서련은 이 작품에 대해 "이별은 급습된 사건, 피치 못할 재난 즉 '당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며 "사랑에 내주었던 나의 모든 감각과 의견을 '나'의 영역으로 되찾아오는 주체성 회복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평했다.
"성재가 떠났다. 내게는 텅 빈 집과 아픈 고양이, 그리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랑이 남았다. 남은 사랑을 팔기로 한 것은 그래서이다. 조심스럽게 받은 제안을 단박에 수락했고 수락하고 나서야 그래도 되나, 생각했지만 안 될 이유가 없었다."(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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