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가을 비로 주재료인 바닥 볏짚 생산 차질
생산업자, 농가 선물 물량 확보 못해 '전전긍긍'
날씨 문제, 내년 봄 조사료 가격 형성에도 영향
축산 농가도 "소값 폭락·사료값 폭등에 이중고"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축산 농가 내 겨울철 소 여물 주재료로 활용되는 곤포 사일리지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많은 가을 비 등 이상기후 여파로 볏짚 생산량이 떨어진 탓인데 장기화할 경우 내년 조사료 전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떠오른다.
17일 전국농민회 광주전남연맹과 나주시 조사료협회 등에 따르면 이달 기준 곤포 사일리지 한 덩어리(약 250㎏)의 가격이 8만~8만5000원 상당에 이른다. 평년 5~6만원 수준에 이르던 가격이 최대 3만5000원 급등한 것이다.
곤포 사일리지는 볏짚 등 사료 작물을 비닐로 밀봉해 저장·발효시킨 것으로 축산 농가 내 조사료의 주 원료로 쓰인다. 대체로 벼 수확이 끝난 뒤 남은 볏짚을 가공해 만든다. 축산 농가는 곤포 사일리지에서 만들어진 소 여물로 겨울을 보낸다.
곤포 사일리지는 별도 수매처를 거치지 않고 조사료 생산 업자와 벼 농가 사이 계약으로 시장에 공급된다. 가을 이전 업자가 농가에서 한 마지기(660㎡·200평) 단위로 값을 치르고 볏짚을 산 뒤 곤포 사일리지로 만들어 축산 농가에 파는 형식이다.
그러나 올 가을 볏짚 수급량이 예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면서 그간 통용돼오던 업자·벼 농가 사이 선물 거래 형식을 지킬 수 없게 됐다. 업자들은 벼 농가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볏짚을 사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 급등의 원인은 올 가을 많은 비로 지목된다. 지난달 광주·전남 강수 일수는 12.3일로 역대 가장 많았다. 평년(5.6일) 보다도 6.7일이나 더 많은 수치다.
비가 오는 날이 잦으면서 강수량 역시 역대 5위인 135.1㎜를 기록했다. 이는 평년(64.7㎜)보다 208.8%(70.4㎜)나 더 많다. 수확기 평소보다 많은 비로 논이 질어지면서 볏짚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날씨 문제는 내년 봄철 수확을 앞둔 '라이그라스'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떠오른다. 라이그라스는 봄~여름철 축산 농가 내 곤포 사일리지의 빈 자리를 채워주는 사료용 작물이다. 겨울철 논에서 길러지는데 현재 논 상황으로 미뤄봐 파종량이 평년보다 20%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농가들은 곤포 사일리지 생산량과 라이그라스 파종량이 함께 연동되는 현재 상황이 내년 조사료값 고공행진을 부채질하는 것이 아닌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김선태 나주시 조사료협회장은 "국내 조사료 수급량이 불안정할 경우 수입 건초 가격도 덩달아 오른다. 이미 높아질대로 높아진 가격대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오래 걸릴 것 같다"며 "가격 안정화가 더딜 경우 내년 가을에는 조사료값 전반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걱정했다.
나주에서 한우 농가를 운영 중인 최석형씨도 "소 가격 폭락에 조사료값 급등으로 이중고다. 특히 고기용 소를 길러다 파는 농가를 중심으로 손해가 거듭되는 구조가 수년 째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는 사육 두수를 줄이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축산 농가 아무도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덩달아 수입 소고기 물량은 매년 증가 추세"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상기후 여파 등 나날이 새로운 위험 요소가 떠오르는 상황에 정부는 농가 적정 수익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축산업 지원 체계를 손봐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17일 전국농민회 광주전남연맹과 나주시 조사료협회 등에 따르면 이달 기준 곤포 사일리지 한 덩어리(약 250㎏)의 가격이 8만~8만5000원 상당에 이른다. 평년 5~6만원 수준에 이르던 가격이 최대 3만5000원 급등한 것이다.
곤포 사일리지는 볏짚 등 사료 작물을 비닐로 밀봉해 저장·발효시킨 것으로 축산 농가 내 조사료의 주 원료로 쓰인다. 대체로 벼 수확이 끝난 뒤 남은 볏짚을 가공해 만든다. 축산 농가는 곤포 사일리지에서 만들어진 소 여물로 겨울을 보낸다.
곤포 사일리지는 별도 수매처를 거치지 않고 조사료 생산 업자와 벼 농가 사이 계약으로 시장에 공급된다. 가을 이전 업자가 농가에서 한 마지기(660㎡·200평) 단위로 값을 치르고 볏짚을 산 뒤 곤포 사일리지로 만들어 축산 농가에 파는 형식이다.
그러나 올 가을 볏짚 수급량이 예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면서 그간 통용돼오던 업자·벼 농가 사이 선물 거래 형식을 지킬 수 없게 됐다. 업자들은 벼 농가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볏짚을 사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 급등의 원인은 올 가을 많은 비로 지목된다. 지난달 광주·전남 강수 일수는 12.3일로 역대 가장 많았다. 평년(5.6일) 보다도 6.7일이나 더 많은 수치다.
비가 오는 날이 잦으면서 강수량 역시 역대 5위인 135.1㎜를 기록했다. 이는 평년(64.7㎜)보다 208.8%(70.4㎜)나 더 많다. 수확기 평소보다 많은 비로 논이 질어지면서 볏짚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날씨 문제는 내년 봄철 수확을 앞둔 '라이그라스'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떠오른다. 라이그라스는 봄~여름철 축산 농가 내 곤포 사일리지의 빈 자리를 채워주는 사료용 작물이다. 겨울철 논에서 길러지는데 현재 논 상황으로 미뤄봐 파종량이 평년보다 20%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농가들은 곤포 사일리지 생산량과 라이그라스 파종량이 함께 연동되는 현재 상황이 내년 조사료값 고공행진을 부채질하는 것이 아닌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김선태 나주시 조사료협회장은 "국내 조사료 수급량이 불안정할 경우 수입 건초 가격도 덩달아 오른다. 이미 높아질대로 높아진 가격대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오래 걸릴 것 같다"며 "가격 안정화가 더딜 경우 내년 가을에는 조사료값 전반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걱정했다.
나주에서 한우 농가를 운영 중인 최석형씨도 "소 가격 폭락에 조사료값 급등으로 이중고다. 특히 고기용 소를 길러다 파는 농가를 중심으로 손해가 거듭되는 구조가 수년 째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는 사육 두수를 줄이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축산 농가 아무도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덩달아 수입 소고기 물량은 매년 증가 추세"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상기후 여파 등 나날이 새로운 위험 요소가 떠오르는 상황에 정부는 농가 적정 수익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축산업 지원 체계를 손봐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