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문 연 4층 단독 문화 공간
설치미술가 박기원·보태니컬 아티스트 박소희 첫 전시
고원석 디렉터 기획…공간의 장소성·방향성 탐구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모든 조건이 조화로울 때'는 새로 축조되어 개방되는 전시 공간의 장소성과 방향성에 대한 사유에서 시작되었다."
(재)라인문화재단(이사장 오정화)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문을 연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의 첫 개관전은 공간이 지니는 장소성에 대한 사유가 진지하게 펼쳐졌다. 서울시립미술관 전시교육과장을 역임한 고원석 라인문화재단 디렉터가 기획했다.
전시는 설치미술가 박기원, 보태니컬 아티스트 박소희 두 작가가 참여했다. 건축적 재료와 식물이라는 서로 완전히 다른 물성의 활용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박기원과 박소희의 설치작업은 전시장의 새로운 상상력과 공간감을 웅장하게 보여준다.
박기원 작가는 벽면에서 뿜어 나오는 빛으로 구성된 작품 '중정'과 건축의 요소들 사이에 존재하는 빈 공간을 감각하게 하는 신작 '허공 속으로'를 선보여 비일상적 감각과 경험의 사유를 제공한다.
보태니컬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박소희는 박기원이 먼저 제시한 신작의 형식을 포용하며 장소를 매개로 새로운 대화를 시도했다. 전시장 1층의 공간을 가로지르는 설치 작품 'COMPLEX_root'와 2층 전시장의 바닥에 놓인 'Le sol_soil'은 식물 뿌리의 형태와 구조를 그대로 노출시킨 생경한 분위기로 공간에 대한 초월적 시선과 체험을 이끈다.
"과잉된 무장소성에 추상적이면서도 초월적인 공간감을 투사시킨 전시 작품들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그들만의 사적이고 고유한 의미를 발굴하게 하고, 그렇게 체화된 의미는 다시 자아를 일깨우게 한다. 이렇듯 이들의 장소 경험은 전시 공간 안에서 지극히 능동적이고 주체적이며 작품에 대한 시각적 독해에서 확장하여 공간 전체에 대한 진정성있는 장소감의 체험을 의미한다."
전시를 기획한 고원석 디렉터는 "거대 도심의 중심상업지구가 갖는 획일화되고 표준화된 무장소성의 맥락에서 전시는 장소에 대한 무비판적 수용이 아닌 장소와 맺는 관계의 방식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고원석 디렉터는 "4층 규모의 전시공간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은 조밀한 고층건물 사이에 드물게 단독 문화공간으로, 앞으로 동시대의 다양한 사회, 문화적 이슈들을 반영한 현대미술 전시와 관련 프로그램들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2025년 2월8일까지.
라인문화재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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