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잔액 102조…한 달 만에 1.6조↑
여신잔액 97조…20개월만 증가 전환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저축은행 수신 잔액이 100조원대로 올라선 데 이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한 달 사이 1조6000억원 넘게 늘었다. 예금금리를 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에 따른 '풍선효과'로 여신 규모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1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9월 말 기준 102조56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100조9568억원에서 1조6116억원 늘어난 것으로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저축은행 수신은 감소세 속에 7월 말 100조원대 아래로 떨어졌으나 8월에는 1조원 넘게 늘며 한 달 만에 다시 100조원대를 회복한 바 있다.
앞서 저축은행권은 수신 규모가 2년8개월 만에 100조원을 밑돌자 이를 회복하기 위해 예금금리를 올렸다. 이에 4%대 예금이 다시 등장하기도 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9월 말 저축은행권 정기예금(1년) 평균금리는 3.70%, 최고금리는 4.30%까지 올랐다.
한은이 집계한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상호저축은행의 정기예금(1년) 금리는 3.73%로 예금은행(3.39%)은 물론이고 신협 및 새마을금고(3.55%), 상호금융(3.3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다시 내려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후 은행권이 예금금리를 인하한 데 따른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평균금리는 전날 기준 3.53%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0.17%포인트 내렸다. 최고금리는 연 3.80%다.
수신뿐만 아니라 여신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9월 말 기준 97조893억원으로 전월(96조5929억원)보다 4964억원 증가하면서 20개월만에 증가 전환했다.
저축은행 여신은 올해 5월 100조원대가 무너진 데 이어 8월에는 2021년 10월 이후 2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바 있다.
여신 증가는 3분기 들어 저축은행들이 영업 재개에 나선 데다 1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2금융권을 찾은 대출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은행권이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대출 금리를 높이고 조건을 강화하자 2금융권의 대출이 증가하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수신도 늘리고 대출 영업도 조금씩 늘리는 것 같다"면서도 "여신 잔액이 증가했지만 이전에 크게 감소한 것으로 고려하면 아직 많은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신 금리는 시중은행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 "은행권이 예금금리를 내리면서 저축은행들도 금리 격차를 유지하는 수준에서 하향 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야가 예금자 보호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이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저축은행으로의 '머니무브'가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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