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밸류업 IR서 '초고령화' 언급한 금융권 CEO들…전략 '각양각색'

기사등록 2024/11/15 09:00:00

최종수정 2024/11/15 09:34:16

신한·하나·한투·코리안리 홍콩 IR 참여

"밸류업에 진심" 해외투자자 설득 나서

[홍콩=뉴시스] 박은비 기자 = 금융감독원 금융중심지지원센터는 13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서울시·부산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금융권 공동으로 투자설명회(IR)를 개최했다. (사진 왼쪽부터) 해외투자자와의 대화 사회를 맡은 이수용 칼라일 아태지역 대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복현 금감원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대표. 2024.11.15. silverlin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홍콩=뉴시스] 박은비 기자 = 금융감독원 금융중심지지원센터는 13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서울시·부산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금융권 공동으로 투자설명회(IR)를 개최했다. (사진 왼쪽부터) 해외투자자와의 대화 사회를 맡은 이수용 칼라일 아태지역 대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복현 금감원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대표. 2024.11.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홍콩=뉴시스] 박은비 기자 = 해외투자자들을 만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배경이 된 '초고령화 사회'를 언급하며 금융회사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을 드러냈다. 시니어 통합 특화 브랜드를 출범하거나 고객 세그먼트를 세분화하는 작업 등이 대표적이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3일 오후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금감원 금융중심지원센터가 서울시·부산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금융권 공동으로 개최한 투자설명회(IR) 중 해외투자자와의 대화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작한 배경이 고령화 사회 진입"이라고 말했다.

진 회장은 "한국의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이 42% 밖에 안 된다"며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고령화 사회에 이대로 진입하게 되면 정부 재정 부담이 너무 커진다. 개인연금이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이런 쪽, 사적연금 수익률이 굉장히 높아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에서 정부가 굉장히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기업들도 거기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도 "투자자들 대부분의 최대 관심사는 이 밸류업 프로그램이 계속될 것이냐, 진심이냐 이것인데 정부가 어떻게 바뀌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을 어떻게 보완할 것이냐는 누가 집권하든 동일한 테마에 걸려있다"며 "이번만큼은 당국도 진심이고 정부도 진심이고 우리 기업도 진심이라고 이야기한다. 진짜 국가가 가야할 길"이라고 당부했다.

시니어 통합 특화 브랜드 만든 하나금융 '하나 더 넥스트'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고령화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아시다시피 고령 사회에 진입한 지 불과 7년 만에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더 간다는 뉴스를 접하고 있다"며 "하나금융은 최근 고령화 사회 대비 시니어 통합 특화 브랜드 '하나 더 넥스트'를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이어 "나이드신 분들의 고민이 뭐냐 했을 때 주로 가지고 있는 돈을 이전시키는 것으로 다양한 니즈에 맞게 일대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며 "단순히 자산관리 이런 의미는 아니고 주거 그 다음에 건강 케어, 비금융 서비스 같은 모든 걸 아우르는 종합적인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저성장 시대에 고령화가 되다 보니까 리테일에서 바라보고 있는 중요한 세대가 뉴 시니어 세대로 50~60대가 은행이나 증권사에 가입돼 있는 숫자는 한 31% 정도 밖에 안 되는데 자산은 (대한민국 가계 자산의) 56% 정도"라며 "그러다 보니 금융기관들이 은퇴 자산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데 생각보다 그들이 보수적이지 않다.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싶어 하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원하기도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수익이 나는 픽스 인컴 상품을 공급해야 되는 게 여기 있는 회사들의 의무"라며 "인공지능(AI) 시대에서의 자산 관리는 소액 자산가들을 주 고객으로 분류하고 자산이 좀 있는 분들은 프라이빗뱅커(PB)들의 하이 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 고객 세그먼트를 통해 관리하는 게 미래 빅데이터 전략"이라고 언급했다.
[홍콩=뉴시스] 금융감독원 금융중심지지원센터는 13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서울시·부산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금융권 공동으로 투자설명회(IR)를 개최했다. (사진 왼쪽부터) 해외투자자와의 대화 사회를 맡은 이수용 칼라일 아태지역 대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복현 금감원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대표. (사진=금감원 제공) 2024.11.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홍콩=뉴시스] 금융감독원 금융중심지지원센터는 13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서울시·부산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금융권 공동으로 투자설명회(IR)를 개최했다. (사진 왼쪽부터) 해외투자자와의 대화 사회를 맡은 이수용 칼라일 아태지역 대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복현 금감원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대표. (사진=금감원 제공) 2024.11.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투는 이날 글로벌 시장에 대한 포부도 드러냈다. 김 대표는 "국내 주식 마켓캡이 1.5% 정도고 회사채, 국채 다 모아도 전 세계에서 1.6% 밖에 안 된다"며 "단기적으로는 사실 국내 개인자산이 유입되는 게 많은데 국내 상품으로만 충당할 수 없고 글로벌 상품들을 골라 공급하는 상품 공급 체인으로 가자는 게 단기적인 글로벌화"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글로벌 상품을 직접 개발해보고 기업금융(IB) 비즈니스도 밖에 나가서 해보고 이렇게 하다 보면 아시아에 국한되지 않고 좀 더 글로벌하게 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참고로 올해 뉴욕에서도 이렇게 똑같은 IR을 했는데 그 이후에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전략 제휴가 굉장히 많이 늘어서 이번 홍콩 IR을 오면서 굉장히 설레면서 왔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 수익 20%가 해외…이머징·선진국 전략 차별화

진 회장은 "올해 은행 수익의 20% 정도가 해외 수익이 나올 것 같은데 그 중에서 2600억~3000억원이 베트남에서 발생한다"며 "철저하게 현지화하고 현지 고객을 상대로 한 결과로 한국 금융이 글로벌 전략을 짤 때 상당 부분이 이머징마켓을 타깃으로 갖고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진국 시장에 갈 때는 틈새 시장, 결국 마이너리티를 노리는데 우리의 강점을 갖고 그 시장에 바로 붙어야 한다"며 "한국 금융이 세계 전략을 볼 때 너무 이머징마켓 판만 쳐다보고 있기 보다는 선진국 시장을 치밀하게 준비해서 들어가면 충분히 승부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정보기술(IT) 매출이 상당히 많이 있는 일본에서 지방은행 IT 컨설팅업을 하는데 비은행 부문에서 전개를 같이하는 유니크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함 회장은 해외투자자들로부터 받은 질문 중 비은행 강화와 관련된 게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같은 경우 비은행 수익 기여가 5%에 지나지 않고 95%가 은행에 의존하고 있다 보니 그런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다"며 "2021년에 보면 비은행 수입이 30%를 차지했지만 알다시피 해외 대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요인들이 증권이나 캐피탈에 많은 영향을 줘서 1조원 이상 증권사가 마이너스 3000억원 이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정된 자본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 했더니 (해외 투자자들이) 실적이 저조한 관계사를 정리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도 하던데 손실이 발생했다고 청산하거나 파는 건 아니지 않냐"며 "손실 요인들을 잘 파악하고 기본적인 내부 통제를 갖춰서 그룹의 시너지를 충분히 낼내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서 노력하겠다. 단순히 외형 성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 인수합병하고 이런 건 맞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코리안리 "주주환원 위한 배당성향 30% 계속 유지"

CEO들은 이날 신뢰를 강조하기도 했다.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는 "기업과 주주는 한 몸으로 주주가 원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배당성향이라고 봐서 예측 가능한 건 고정하자고 했고 2018년부터 배당성향을 30%로 고정했다"며 "주주가치 일환으로 매년 20% 정도의 무상증자를 3년째 시행하고 있고, 이런 이익 배당과 무상증자 정책으로 주주가 우리 회사를 믿고 성장할 수 있는 회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원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2013년에 CEO가 됐는데 확고한 주주환원정책 30% 배당성향을 계속 유지하겠다"면서도 "무상증자의 경우 3년간 하게 되니까 자본금이 거의 1000억원에 육박해 유통 물량이 많아지면서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리스크가 발생한다. 그래서 이걸 내년에도 계속 지속할지는 아직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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