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선주의'에 수출 차질 우려로 증시 휘청
삼전 실적 부진·HBM 경쟁력 약화에 외인 '팔자'
"추가 주가 하락 제한적…불확실성 줄어들 것"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국내 증시가 '트럼프 포비아(트럼프 공포증)'에 휘청이고 있다. 국내 증시 큰 손인 외국인 투자자의 '코리아 엑소더스' 현상이 뚜렷해지고,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증시나 비트코인 등 대체자산으로 갈아타는 등 대탈출이 현실화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국장은 이제 끝났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글로벌 투자자의 외면을 받으면서 한국 증시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불장'인 반면, '트럼프 패닉'에 코스피는 초토화됐다. 코스피 2400선과 코스닥 700선이 깨졌고 대장주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4년5개월 만에 '4만전자'로 주저앉으며 시가총액 300조원대가 붕괴됐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는 2.00포인트(0.08%) 내린 2416.86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코스피가 지난 8월 블랙먼데이 수준인 2400선 아래로, 코스닥 지수도 669선까지 밀려났다. 다만 삼성전자는 7.21% 띈 5만3000원대로 엿새 만에 반등하며 '4만전자'에 대한 충격을 떨쳐냈다. 삼성전자는 주가 부양을 위해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키로 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며 외국인의 자금이 대거 이탈, 국내 증시를 끌어내렸다. 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1410원을 돌파하면서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섰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6.3원 내린 1398.8원에 마감해 1400원대 아래로 내려왔지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환손실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달 3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삼성전자를 12거래일째 내다팔았는데 이 기간 3조1691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 폭락은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한국 수출 실적이 크게 꺾이면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시에 선제적으로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산업이 대중·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고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폐지나 관세 정책 등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반도체, 이자천지 등 업종에 편중돼 있어 시장이 크게 흔들린 것이란 지적이다.
엄준흠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트럼프 신정부가 파격적인 조치들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관세 정책이 대표적"이라며 "우리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심하다 보니 관세 때문에 무역 변화가 오면 한국과 중국이 타격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경제 구조가 수출 중심으로 설계돼 있는데 트럼프 경제 정책 방향이 수출 국가에 굉장히 불리하게 세팅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한국의 수출 의존도는 일본 보다 더 높고 관세가 부과될 때 나타날수 있는 피해는 일본 보다 우리가 더 크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들이 주가에 반영되는 과정"이라고 짚었다.
특히 우리 경제와 국내 증시의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력인 반도체 부진,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약화까지 겹친 것도 낙폭을 키웠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추격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엄 대표는 "한국 경제가 삼성전자 의존도가 심한데 삼성전자의 HBM 성과가 나오지 않고 시장 대응을 제대로 못한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반도체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져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이 과도한 우려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은 있지만 낙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둔화 국면과 트럼프 리스크까지 겹치며 내년 1분기까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정부 인선이 마무리 되고 인선된 파트들이 정제된 코멘트를 내놓기 시작할 때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난다. 우리 증시는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부분 반영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과한 부분이 있다"며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불확실성도 점차 줄어들고 환율도 다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기 둔화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트럼프 리스크가 반영되면서 주식시장이 조금 더 빨리 빠지고 있는 것"이라며 "내년 1분기까지는 계속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서학개미'들이 쏠리고 있는 미국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엄준흠 대표는 "국장을 탈출해 미장으로 투자자들이 몰려가면서 미국 시장이 비싸졌는데 지속 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시장 주가수익비율(PER)이 25배인데 주식으로 기대되는 수익률은 4% 밖에 안되는데 미국 금리가 4%가 넘는다. 위험 프리미엄이 마이너스로 아주 드문 경우다. 언젠가 밸류에이션을 지탱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조정이 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주식시장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패시브로 자금이 몰려 있다. 임계 상황이 오면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이 과도한 쏠림이 있을 때는 상당히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불장'인 반면, '트럼프 패닉'에 코스피는 초토화됐다. 코스피 2400선과 코스닥 700선이 깨졌고 대장주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4년5개월 만에 '4만전자'로 주저앉으며 시가총액 300조원대가 붕괴됐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는 2.00포인트(0.08%) 내린 2416.86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코스피가 지난 8월 블랙먼데이 수준인 2400선 아래로, 코스닥 지수도 669선까지 밀려났다. 다만 삼성전자는 7.21% 띈 5만3000원대로 엿새 만에 반등하며 '4만전자'에 대한 충격을 떨쳐냈다. 삼성전자는 주가 부양을 위해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키로 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며 외국인의 자금이 대거 이탈, 국내 증시를 끌어내렸다. 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1410원을 돌파하면서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섰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6.3원 내린 1398.8원에 마감해 1400원대 아래로 내려왔지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환손실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달 3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삼성전자를 12거래일째 내다팔았는데 이 기간 3조1691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 폭락은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한국 수출 실적이 크게 꺾이면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시에 선제적으로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산업이 대중·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고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폐지나 관세 정책 등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반도체, 이자천지 등 업종에 편중돼 있어 시장이 크게 흔들린 것이란 지적이다.
엄준흠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트럼프 신정부가 파격적인 조치들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관세 정책이 대표적"이라며 "우리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심하다 보니 관세 때문에 무역 변화가 오면 한국과 중국이 타격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경제 구조가 수출 중심으로 설계돼 있는데 트럼프 경제 정책 방향이 수출 국가에 굉장히 불리하게 세팅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한국의 수출 의존도는 일본 보다 더 높고 관세가 부과될 때 나타날수 있는 피해는 일본 보다 우리가 더 크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들이 주가에 반영되는 과정"이라고 짚었다.
특히 우리 경제와 국내 증시의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력인 반도체 부진,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약화까지 겹친 것도 낙폭을 키웠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추격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엄 대표는 "한국 경제가 삼성전자 의존도가 심한데 삼성전자의 HBM 성과가 나오지 않고 시장 대응을 제대로 못한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반도체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져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이 과도한 우려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은 있지만 낙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둔화 국면과 트럼프 리스크까지 겹치며 내년 1분기까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정부 인선이 마무리 되고 인선된 파트들이 정제된 코멘트를 내놓기 시작할 때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난다. 우리 증시는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부분 반영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과한 부분이 있다"며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불확실성도 점차 줄어들고 환율도 다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기 둔화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트럼프 리스크가 반영되면서 주식시장이 조금 더 빨리 빠지고 있는 것"이라며 "내년 1분기까지는 계속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서학개미'들이 쏠리고 있는 미국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엄준흠 대표는 "국장을 탈출해 미장으로 투자자들이 몰려가면서 미국 시장이 비싸졌는데 지속 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시장 주가수익비율(PER)이 25배인데 주식으로 기대되는 수익률은 4% 밖에 안되는데 미국 금리가 4%가 넘는다. 위험 프리미엄이 마이너스로 아주 드문 경우다. 언젠가 밸류에이션을 지탱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조정이 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주식시장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패시브로 자금이 몰려 있다. 임계 상황이 오면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이 과도한 쏠림이 있을 때는 상당히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