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모평 출제 경향 유지…시간 부족 없도록"
"선지 조정으로 난이도 조정…체감 다를 수도"
변별력 지적에 "중위권·하위권도 변별해야"
[서울·세종=뉴시스] 양소리 정유선 기자 = 14일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의 난이도는 작년 수능보다 낮은 수준, 올해 9월 모의평가(모평)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현직 교사들은 밝혔다.
EBS 현장 교사단 소속 윤윤구 한양대사대부고 교사와 한병훈 천안중학교 교사는 이날 오전 세종 교육부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어 영역 출제 경향을 평가했다.
한 교사는 "수능 국어영역은 학교 교육을 통해 학습한 독해력 및 사고력을 측정하려는 출제 방향에 따라 올해 9월 모의평가의 출제 경향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또 "올해 수능은 작년 수능보다 쉬운 수준으로 출제됐다"며 "지문의 정보량이 적정하고 정보가 명시적으로 제시돼 배경지식에 따른 독해의 유불리가 없도록 했다"고 했다.
한 교사는 "한 문항의 선지는 과도한 추론 없이 지문에 제시된 정보 만으로 그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출제됐다"며 "이에 따라 수험생들이 겪는 시간 부족의 어려움은 경감됐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문을 활용한 문항의 경우 공통된 화제에 대한 여러 관점을 비교하도록 설계돼 깊이 있는 사고를 필요로 한다"며 "이러한 문항을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수준을 변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문항으로는 독서 영역 7번과 13번을 꼽았다. 특히 13번 문항에 대해 한 교사는 "지문에 제시된 기계 학습의 원리와 확산 모델의 과정, 구성 요소의 기능을 '보기'의 사례를 통해 이해할 수 있는지 묻고 있다"며 "상위권을 변별할 수 있는 문항이라고 예측된다"고 했다.
문학 영역의 27번에 대해서도 "비교적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보기'에 제시된 '다' 작품은 연계 교재에 수록되지 않은 생소한 작품이다. 짧은 시간 내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변별력 있는 문항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EBS 연계율은 50% 이상이라고 밝혔다. 한 교사는 "문학 영역에서 체감도 높았을 것이라 예상된다. 독서는 4개 지문중 3개, 문학은 7개 작품 중 3개 작품이 연계교재에서 출제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교육을 통해 꾸준한 독해 연습과 연계 교재에 대한 충실한 학습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9월 모평과 난이도 유사…중위권 변별력 생각해야"
한 교사는 "9월 모평과 이번 수능은, 사실 근접 시험이긴 하지만 모집단이 다르기 때문에 결과가 온전히 똑같이 나올 것이라고 예단할 수는 없다"고 했다.
또 선지의 세부 조정을 통해 난이도를 조정했다며 "(어휘 등을) 온전히 이해했을 때에만 선지를 해결할 수 있다. 이런 문항들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데 그런 선지들의 숫자(개수)에 따라서 아이들의 난도 체감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9월 모평 이후에 준비도가 아이들에게 있다"며 "그런 준비도를 고려했을 때에는 9월 모평과 유사한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즉 어휘와 선지를 조금 더 어렵게 출제했지만 수험생들이 9월 이후 두 달 간 학습량을 생각하면 성적 분포는 9월 모평 결과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한 교사는 변별력을 확보하는 데 실패할 수 있다는 지적에 "(변별력에 대해 판단할 때) 최상위권 N수생의 유입으로 인해 최상위권의 변별력과 변별에만 집중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그러나 '변별력을 확보한다'라는 말에는 최상위권에 대한 변별뿐만 아니라 상위권과 중위권, 그리고 하위권 이것들을 모두 다 변별하는 의미가 중요하게 내포가 되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수능이) 최상위권만을 변별하는 시험, 그들만을 위한 시험이 된다면 중위권과 하위권 친구들은 자신들이 한 공부에 한 내용에 대해서 온전한 평가를 받기가 사실상 어려워 진다"며 "교육적으로도 사실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본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