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자금 횡령 혐의' 르펜에 징역형 구형…"대선 출마 저지 의도" 반발

기사등록 2024/11/14 10:59:44

최종수정 2024/11/14 12:30:16

르펜 등 25인, EU 자금 횡령해 정치자금 쓴 혐의로 재판

佛 검찰, 르펜에 징역 5년·공직 출마 제한 5년·벌금 구형

[파리=AP/뉴시스]프랑스 검찰은 유럽연합(EU) 자금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하원 원내대표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 재판부가 르펜 원내대표에게 유죄 평결을 내리면 2년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출마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사진은 조르당 바르델라(오른쪽) RN 대표가 지난 6월24일(현지시각) 르펜 대표와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자리를 떠나는 모습. 2024.11.14.
[파리=AP/뉴시스]프랑스 검찰은 유럽연합(EU) 자금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하원 원내대표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 재판부가 르펜 원내대표에게 유죄 평결을 내리면 2년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출마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사진은 조르당 바르델라(오른쪽) RN 대표가 지난 6월24일(현지시각) 르펜 대표와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자리를 떠나는 모습. 2024.11.14.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프랑스 검찰은 유럽연합(EU) 자금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하원 원내대표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 재판부가 르펜 원내대표에게 유죄 평결을 내리면 2년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출마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르몽드, AP 등 외신을 종합하면 파리형사법원은 13일(현지시각) EU 자금 횡령과 유럽의회 보좌진 허위 고용 혐의로 기소된 르펜 대표 등 25명의 공판을 진행했다.

프랑스 검찰은 이날 르펜 대표에게 징역 5년과 공직선거 출마 제한 5년을 비롯해 벌금 30만 유로(약 4억5000만원)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피선거권 박탈은 항소 여부와 관계없이 즉시 효력을 발생하도록 선고해 달라는 단서도 덧붙였다.

다만 징역형 중 최소 2년은 '전환 가능한' 형태로 형기 만료 전에 석방될 수 있다.

르펜 대표와 함께 기소된 24명에게도 최대 징역 1년과 벌금 200만 유로(약 29억7000만원)를 구형했다.

9주에 걸친 공판은 오는 27일 종료되고 선고기일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프랑스 검찰은 "부정행위가 범위, 기간을 비롯해 조직적, 자동적, 체계적인 특성으로 인해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 같은 사실과 행동이 민주주의 방식에 심각하고 지속적인 피해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르펜 대표는 소속 정당을 위해 유럽의회 자금을 빼돌리는 체계를 운영한 인물이라는 혐의를 부인했다.

동시에 2015년 마르틴 슐츠 당시 유럽의회 의장이 프랑스 당국에 혐의를 제기하기 전까지 의회는 아무런 문제도 삼지 않았다며 "과거로 돌아가 보면 당시에는 (명확한) 규칙이 존재하지 않았거나 (규칙이 있었더라도) 훨씬 더 유연했다"고 항변했다.
[스트라스부르=AP/뉴시스]지난 2월7일(현지시각)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소재 유럽의회 앞에 유럽연합(EU) 회원국 국기가 나부끼고 있다. 2024.11.14.
[스트라스부르=AP/뉴시스]지난 2월7일(현지시각)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소재 유럽의회 앞에 유럽연합(EU) 회원국 국기가 나부끼고 있다. 2024.11.14.

그는 취재진을 만나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면서 "검찰의 주장이 극도로 터무니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검찰은 2027년 대선 출마를 막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고 느꼈다"고 비판했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소셜미디어에 "검찰 구형은 민주주의를 향한 공격"이라며 "검찰은 공정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검찰은 르펜 대표를 박해하고 복수하려고 한다"고 날을 세웠다.

재판이 정치 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자 파리형사법원은 법리적 판단에 충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르펜 대표는 2017년과 2022년 대선에 출마해 현직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겨뤄 2위를 차지했다. 최근 RN 지지세가 확산하면서 르펜 대표는 차기 대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은 2004~2016년 EU가 유럽의회 보좌진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을 정당 당직자 임금을 지급하는 데 사용하는 등 유용 체계를 구축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자금은 RN의 전신인 국민전선(FN)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의회는 자금 유용으로 인한 피해액을 450만 유로(약 66억8000만원)로 추산했다.

공금 횡령과 공모 혐의로 재판을 받는 르펜 대표는 재판 결과에 따라 2027년 대선 출마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대통령직을 노리는 르펜 대표에게 치명적인 정치적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는 피고인 중에는 전·현직 의원을 포함해 르펜 대표 부친인 장마리 르펜 전 국민전선 대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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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자금 횡령 혐의' 르펜에 징역형 구형…"대선 출마 저지 의도" 반발

기사등록 2024/11/14 10:59:44 최초수정 2024/11/14 12: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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