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국' 아제르바이잔 "서방 언론 거짓 뉴스 퍼뜨려"
헝가리 "천연가스·석유도 써야…산업·농업 희생 안 돼"
유엔 "화석연료 사용 안 돼…청정에너지 전환 불가피"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진행 중인 가운데 회의장에서는 화석연료 퇴출을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BBC, 폴리티코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수도 바쿠에서 진행 중인 COP29 정상회의에서 의장국으로서 연설하면서 "석유와 천연가스는 신의 선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탄소 배출량과 관련한 서방 언론을 거짓 뉴스라고 비판하면서 "화석연료 매장량과 관련해 국가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제르바이잔은 앞으로 10년 동안 천연가스 생산량을 최대 3분의 1가량 늘릴 계획이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천연가스, 석유, 원자력 에너지 사용을 유지하면서 녹색 전환을 진전해야 한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우리 산업이나 농업을 희생할 수 없다. 비현실적인 할당량이나 부담스러운 규제를 농부와 기업에 부과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우리가 함께 협력함으로써 야심과 실용주의의 균형을 맞추고, 산업과 농업의 번영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유럽을 기후 행동의 세계적 리더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며 "전기 자동차 개발과 전기 저장 분야에서 중요한 행위자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청정에너지 혁명이 도래했고 어떤 정부도 이를 막을 수 없다"라면서 "화석연료 사용을 밀어붙이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반발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금 들리는 소리는 똑딱거리는 시계 소리다. 우리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기 위한 마지막 초읽기에 있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라며 "인간이 만든 기후 변화로 인해 재난이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부유한 국가가 가장 큰 비용을 내는 새로운 재정 목표가 필요하다. 그들은 가장 큰 탄소배출국이며 가장 큰 역량과 책임을 가지고 있다"면서 "저개발국가는 빈손으로 COP29 회의를 떠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영국은 2035년까지 (1990년 수준 대비 탄소 배출량을) 81%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미래의 청정에너지 일자리, 미래의 경제를 위한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경쟁에서 중간에 머물지 않고 앞서 나가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는 영국 기후변화위원회(CCC) 권고에 따른 목표치로 COP29 참가국 중 선도적인 계획에 분류된다. 이 목표는 전력 부문의 탈탄소화, 해상 풍력의 대규모 확장, 탄소 포집·저장, 원자력 에너지 투자를 통해 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다음 해 1월 백악관에 복귀하기로 결정되면서 미국 에너지 정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화석연료 퇴출에 반대하는 인물이다.
지난 11일 개막한 COP29에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이 참석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은 불참을 예고했다.
파리기후협정 가입국은 다음 해 2월까지 국가별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제출해야 한다. 영국은 이를 발표한 최초의 국가군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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