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투자, 경기 제약 주요 원인…내년도 마이너스"
중국 경기불안·트럼프 통상 정책 韓수출에 직격탄
중장기적 저성장세 극복 방안 고금리 해소·역동성↑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수회복이 지연되고,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0.3%포인트(p), 0.1%p 낮춰 전망했다. 대외적으로는 통상환경 악화가, 대내적으로는 건설투자 부진이 우리 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3일 KDI가 전날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KDI는 올해 성장률을 지난 8월 전망보다 0.3%p 낮춘 2.2%로 전망했다.
KDI는 감소한 0.3%p가 전적으로 내수 부진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민간소비(1.3%)와 건설투자(-1.8%)를 각각 하향조정하면서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올해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게 이뤄지면서 내수 부진이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건설투자는 경기 개선을 제약하는 주요 요인으로,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려 내년(-0.8%)에도 마이너스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분석했다. 건설업체의 악화한 재무 건전성 영향이 실물경제로 파급되면 건설투자 부진이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내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2.0%로 전망하면서 0.1%p 하향했다. 내수는 일부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올 한해 한국 경제를 이끌던 수출 증가세가 완만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트럼프 정책 관련해서는 내년 관세 인상이 없다는 것을 시나리오로 추정했다. 다만 통상환경이 악화하면서 세계경제의 하방위험을 높여 내년 우리 경제의 수출 증가세(2.1%)를 둔화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의 경기 불안과 트럼프 리스크로 무역 분쟁이 격화하면 글로벌 경기를 끌어내리는 압력으로 작용할 거라는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당시 '아메리칸 퍼스트'를 기조로 외교, 안보, 경제, 통상에 이르기까지 예측불가능한 정책을 펼친 바 있다. 국가간 산업정책 경쟁이 더 치열해진 만큼 수출 중심인 우리나라에 통상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게 되고 이것이 우리 수출을 내리는 영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DI는 통화정책은 당분간 물가상승세의 둔화세가 지속될 것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KDI는 우리 경제가 중장기적인 저성장세로 접어드는 가운데, 그 해결책으로 역동성 강화를 들었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면서 민간소비 증가세도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궁극적으로 소득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단기적 부양책보다는 중장기적 성장세 강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를 누르고 있는 고금리 긴축 기조를 해소해야 한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정규철 실장은 "우리 경제의 중장기적인 성장세는 꾸준히 둔화하고 있고 지금은 2%대로 추정하지만 2020년대 후반에는 1%대 중후반으로 추정될 거로 전망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