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출신 44세 전 하원의원…트럼프 충성파
"EPA로 경제적 번영…자동차 일자리 되찾을 것"
환경단체선 최악의 점수…"예상 밖 인선" 평가도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환경보호청장 후보로 지명한 리 젤딘 전 공화당 하원의원(44)은 트럼프 당선인의 강력한 지지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기간 환경 규제 철폐를 내세웠던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 정책을 지우는 데 앞장설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젤딘 전 의원을 환경보호청(EPA) 청장으로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매우 강력한 배경을 갖춘 진정한 '미국 우선주의(MAGA)' 투사라며, 지구 최고의 환경 기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환경 평가와 유지에 있어 새로운 기준을 세울 것이라고도 기대했다.
젤딘 전 의원은 이후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수락 성명에서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을 회복하고 자동차 산업을 활성화해 일자리를 되찾고 미국을 인공지능 글로벌 리더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젤딘 전 의원은 롱아일랜드 출신으로, 2022년 뉴욕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트럼프 지지자다. 2020년 대선 결과 인증에 반대표를 던진 트럼프 충성파이기도 하다.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 시절 지구온난화 관련 EPA 규칙과 규제를 폐기 및 취소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만큼, 젤딘 전 의원은 각종 환경 규제 철폐에 앞장설 것으로 예상된다.
CNN은 젤딘 전 의원의 첫 임무가 차량용 테일 파이프 규정과 발전소 및 석유·가스 생산업체 오염 저감 규칙 등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EPA 규제 뒤집기 착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젤딘 전 의원도 이날 보수성향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EPA를 통한 '좌파적' 규제를 철회하고 경제적 번영에 집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젤딘 전 의원은 "대다수 미국인에게 경제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EPA를 통해 경제적 번영을 이루겠다고 말했다"며 "에너지 우위를 추구하고 미국을 세계 인공지능 수도로 만들며 자동차 산업 일자리를 되찾는 등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열거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다며 "깨끗한 공기와 물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려는 열망은 최우선 과제였다"고 소개했다.
다만 각종 규제가 기업을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게 했다며 "취임 후 100일 동안 기업들에 비용 절감과 해외 이전을 강요하는 규제를 철회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이번 인선이 뜻밖의 선택이라는 반응도 있다. 젤딘 전 의원이 EPA에 딱히 관심을 보이지도 않았고, 이전 관행으로 봐 트럼프 당선인이 업계 관계자를 임명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젤딘 전 의원은 2022년 청정에너지와 전기차에 최소 3700억 달러를 투입하는 인플레이션저감법(IRA)에 반대표를 행사하는 등 환경 규제에 반하는 활동을 해왔다. 2020년 환경단체로부터 뉴욕주 의원 중 최악의 점수를 받기도 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에너지 관련 직책을 맡은 마이클 맥케나는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와 젤딘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며, 젤딘이 육군 예비역으로 복무한 경험을 토대로 관료 조직을 능숙하게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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