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내년 상반기 오늘배송 등 배송 체계 다각화
멤버십 혜택 확대 발표 중 '와우' 의식한 언급 화제
쿠팡 추월 목표 질문에 "사업 모델 다르다" 선 그어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네이버가 내년 상반기에 주문 후 1시간 만에 상품을 배송해주는 '지금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새벽배송, 오늘배송, 내일배송 등 배송 체계를 다양화하면서 네이버도 쿠팡만큼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또 네이버는 빠르면 내년 1분기에 쇼핑 앱 별도 출시와 함께 넷플릭스, 쏘카 등 멤버십(네이버플러스) 혜택 확대안도 공개했다. 네이버 쇼핑 부문장이 행사장에서 쿠팡 멤버십 '와우'를 의식한 발언으로 관객 호응을 이끌었다. 이에 네이버가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쇼핑 서비스와 배송 품질 차별화, 멤버십 혜택 확대로 쿠팡과 전면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업계 시각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 쇼핑 역사상 가장 크고 새로운 변화"
네이버는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통합 컨퍼런스 '단(DAN) 24'에서 네이버 커머스 사업 개편안을 공개했다.
네이버는 이날 검색, 지도, 콘텐츠, 커머스, 광고 등 AI를 접목한 각 핵심 서비스·상품을 소개했는데 커머스 부문이 눈길을 끌었다. 네이버가 지난 8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예고했던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별도 앱 출시 소식과 함께 이 앱을 통해 어떤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지, 배송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했기 때문이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AI 기반 맞춤 쇼핑 추천 기능을 고도화한 형태로 지난달 말 베타 버전으로 출시됐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월 구독료 4900원) 구독자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빠르면 내년 1분기, 늦어도 상반기에 별도 앱으로 나온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 사업 부문장은 이날 행사에서 "쇼핑 서비스 역사상 가장 크고 새로운 변화"라며 테크 커머스, 단골 커머스, 멤버십, 배송 등을 키워드별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특징을 소개했다.
이 중 가장 화제가 된 부문이 배송 품질 개선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배송 예정일만 특정했던 '도착배송'이 아닌 '지금배송', '새벽배송', '오늘배송', '내일배송', '휴일배송', '희망일배송' 등 특정 배송 시간대까지 설정할 수 있는 'N배송' 시스템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자체 물류센터를 두지 않고 있다. 대신 판매자에게 물류사를 추천만 했던 방식에서 네이버가 물류사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도착배송' 제도 때부터 협력해 온 CJ대한통운, 한진, 우체국 등 네이버 물류 연합군 12곳과의 협력 체계로 새벽배송 등 배송 품질을 보장하겠다는 방침이다.
멤버십 혜택도 또 하나의 화젯거리였다. 이 부문장은 오는 26일부터 멤버십 디지털 콘텐츠 혜택으로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이용권(월 5500원)이 포함되며 내년 카셰어링 서비스 '쏘카' 신규 제휴 예정 소식도 전했다.
이 부문장은 넷플릭스 혜택 추가 소식을 전할 때 "'와우(WOW)', 감탄사다. 보다 강력한 네이버 멤버십 혜택이 11월 말에 시작된다"는 쿠팡 멤버십 '와우'를 겨냥한 발언으로 관객 호응을 이끌었다.
이밖에 테크 커머스 부문의 경우 이 부문장은 'AI 브리핑', 'AI 쇼핑 추천' 등을 앱에 도입해 이용자가 찾고자 하는 상품을 빠르게 찾도록 돕겠다고 설명했다.
"쿠팡 추월보다 우리만의 길 갈 것"…배달시장 진출 가능성도 선 긋기
쿠팡이 무료배송, 새벽배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음식 배달 '쿠팡이츠' 등 멤버십 혜택 다각화에 나선 가운데 네이버도 음식 배달(요기요), OTT(넷플릭스·티빙), 쇼핑·예약·여행 최대 5% 적립에 새벽배송 등 배송 품질도 끌어올리면서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거래액 기준) 1위는 쿠팡(24.5%)으로 네이버(23.3%)와의 격차는 1.2%포인트(p) 차이에 불과하다. 그 사이 쿠팡은 멤버십 구독료 인상에도 충성고객이 증가하며 분기 최대 매출(3분기 매출 10조69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가 이날 이커머스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안점을 두자 발표 후 기자간담회에서 쿠팡과의 시장 경쟁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 부문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은 쿠팡과 사업 모델이 다르다며 네이버가 쿠팡에 도전장을 던졌다는 식의 인식에 대한 답변을 에둘러 전했다.
이 부문장은 "1P 모델(직접 상품 매입해 판매하는 방식)이 그 나라 전자 상거래 (점유율) 100%를 다 차지하는 경우는 없다. 저희는 3P(판매자가 직접 고객에게 배송하는 방식) 모델로 갈 건데 D2C(소비자직접판매)와 3P 모델이 하이브리드된 특이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네이버) 사업 방향은 (물류) 연합군 생태계와 함께 같이 크는 방향"이라며 "쿠팡을 추월한다기보다 저희만의 길을 갈 거다. 지금 분위기가 좋아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큰 성장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최 대표도 "3P 모델을 도입하는 건 네이버 생태계 내 스마트 영세사업자나 브랜드 스토어, 유통을 담당하는 물류 사업자들이 핵심"이라며 "궁극적으로 한 회사가 돌아가는 플라이휠보다 생태계 모두가 돌리는 플라이휠이 더 가치 있고 성장할 장기적인, 건강한 모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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