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안위, 정권 퇴진 집회 등 경찰 진압 과정 두고 공방
여 "정당한 법 집행…정부, 무관용 원칙 따라 단호히 대응해야"
야 "경찰, 옛날 버릇 다시 나와…제버릇 개 못 주는 것"
[서울=뉴시스]신재현 최영서 기자 = 여야가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주도했던 정권 퇴진 집회들에 대한 경찰 대응 방식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이 "공안정국 조성"이라며 조지호 경찰청장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자 국민의힘은 "정당한 법 집행"이라고 반박했다.
국회 행안위는 이날 조지호 청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이 출석한 채 전체회의를 열고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윤석열 정권이 정권 규탄 집회를 폭력적인 방식으로 제압했다고 주장하며 조 청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등을 진행한 국립부경대 농성 진압 과정도 문제 삼았다.
야당 간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보수 집회를 보면 거의 호텔식으로 집회 보장을 다 해준다"며 "민주당 집회 현장은 아스팔트 땅바닥에 버려진 시민들 같다. 이걸 두 눈으로 목도하고 어떻게 가만히 있나"라고 반문했다.
같은 당의 이상식 의원은 "경찰의 법 집행이 거칠어지고 있다. 총체적 위기에 직면한 윤석열 정권의 다급하고 초조한 심정을 단편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라며 "윤 대통령 퇴진집회 규모를 줄여보자는 차원 아니었나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주말 서울 도심에서 열린 정권 규탄 집회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11명이 경찰에 연행됐다"며 "조지호 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경찰도 부상 당했다고 하지만 이것은 통상적인 집회 대응 차원을 넘어서 지나친 경찰 과잉 대응 과정에서 파생된 결과"라고 비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경찰의 행위는 2015~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백남기 농민이 쓰러지고 수없이 많은 노동자들이 사망했던 쌍용차 노동자들의 분향소를 강제 철거했던 경찰의 옛날 버릇들이 그대로 다시 나오는 것"이라며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했다"고 비난했다.
용 의원은 "경찰이 헌법에 보장되는 기본적인 자유권인 집회·시위의 권리를 이런 방식으로 정권에 충성하기 위해서 탄압하는 것은 행안위가 바로 잡아야 한다"며 "그래야 백남기 농민의 죽음 같은 비극을 막을 수 있다. 경찰청장의 사과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강희 민주당 의원은 "이번 집회를 보면서, 경찰이 사전에 충돌을 유도하고 연행하고 또 구속해서 공안정국을 조성하기 위한 기획이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80년대 백골단을 연상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경찰이 불법 시위대에 정당한 법 집행을 했을 뿐이라며 조 청장이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맞섰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조은희 의원은 "민주노총은 신고된 집회장소를 벗어나서 전 차로를 점검하려다가 경찰이 설치한 펜스를 밀어붙였다. 경찰관을 폭행하는 사태까지 있었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 민노총은 불법 점거와 폭력시위를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경찰청장이 사과 안 하면 회의를 안 할 수 있다는 건 다수의 힘으로 공권력을 완전히 짓밟겠다는 의사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예산안 전체회의를 볼모로, 왜 경찰청장한테 사과를 받아야 회의를 하나"라고 반문했다.
경찰 출신인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은 "(11명 시민들 부상은) 정당한 법 집행으로 인해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이라며 "우리 경찰 부상자들은 105명이다. 국회의원에만 신성시해서 이야기 할 수 있나"라고 반발했다.
이달희 의원도 "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계속 가서 (경찰에게) 몸을 부딪히고 몸싸움과 불법을 유도를 했다"며 "민주노총이 옛날 (광우병 사태)같은, 죽창으로 버스를 뒤짚던 모습을 연상케 한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집회의 자유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 질 때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라며 "정부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서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청장은 여야 행안위원들의 공방에 "불가피하게 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이 부상 당한 건 책임감도 느끼고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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