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윤 담화 이후 대야 공격성 발언 부쩍 늘어
당정갈등으로 비칠 수 있는 대통령 향한 발언 자제
친윤계도 "한 대표가 수습 국면으로 가는 것 같다"
"국정 쇄신과 동시에 보수 지지층 결집 필요한때라고 인식"
[서울=뉴시스] 이재우 한은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 이후 대통령실을 향한 발언을 자제하고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공세성 발언을 부쩍 늘려가고 있다.
그동안 용산을 향한 발언이 부각되면서 불거진 당정 갈등을 봉합하고 대야 공세 강화로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친한계도 한 대표의 방향 선회에 맞춰 대통령실 관련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한 대표는 11일 윤 대통령 담화 및 기자회견 이후 첫 공식회의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을 언급하지 않고 이 대표를 집중 공격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유죄라고 생각한다면 '판사 겁박' 무력시위를 하는 것이고, 무죄라고 생각한다면 '생중계' 무력시위를 하는 게 맞다"며 "이 대표 재판 선고의 생중계를 바라는 여론이 굉장히 높다. 무죄라면 못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재판의 생중계를 극구 거부하면서 판사 겁박에만 올인하고 있다"며 "이미 스스로의 판결이 유죄가 난 것 같다"고 했다.
한 대표는 오는 15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판결을 앞두고 "대선의 민의를 바꾸려고 하고 일정 부분 효과를 거뒀기 때문에 대단히 죄질이 나쁘다"며 "대한민국 사법부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법대로만, 우리 국민과 똑같이 판단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담화 및 기자회견 당일 침묵하다 그 다음날인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사실상 자신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후속 쇄신책의 신속한 실천을 강조했다. 그 이후부터는 당정갈등으로 비칠 수 있는 언행은 자제하고 야당을 향한 공격 메시지를 적극 내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예고한 장외 집회를 이 대표의 법원 유죄판결을 막기 위한 총동원령이라고 주장하면서 "국민과 함께 온 힘을 모아 사법부의 독립과 공정성을 지켜내겠다"고 야당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장외 집회 당일인 9일도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주도한 장외 집회 참석자가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취지로 언급하고 "민노총+촛불행동+더불어민주당 원팀의 '판사 겁박 무력시위' 결과에 민주당이 많이 실망했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친한계도 한 대표의 8일 페이스북 입장 발표 이후 대통령실을 향한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친윤계도 한 대표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시스에 "보수진영에서는 대통령이 그래도 고개를 숙였는데 일단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있다"며 "일부 아쉬움도 있었지만 한 대표도 지지층의 분위기를 마냥 거스르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정 지지율이 모두 좋지 않은 상황인만큼 한 대표가 국정 쇄신 요구를 계속하는 한편으로 동시에 당정 통합을 통해 보수 지지층 결집이 필요하다는 때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친윤계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11일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 대표의 윤 대통령 담화 및 기자회견 관련 반응에 "한 대표는 수습국면으로 가는 것 같다"며 "현실적으로 가장 적절한 반응을 보였다고 생각이 든다. 평소에도 한 대표가 무리하는 분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 대표가 '김건희 라인' 인적쇄신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 "최근 문제가 됐던 인사들의 경우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거취를 정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 문제가 있는 분들은 스스로 거취를 판단하는 게 좋다"고 호응하기도 했다.
친윤계인 강명구 의원은 이날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에 나와 "(김건희) 특검법이 잘못된다면 정말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한 대표의 리더십이 적절히 필요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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