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월 빅컷(0.25%포인트 인하)에 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자 트럼프 전대통령의 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에 출렁였던 금융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쳤다.
트럼프 재집권에 1400원에 육박했던 원·달러는 12원 가까이 급락했고, 비트코인은 처음으로 1억500만원을 터치했다. 다만, 증시는 엇갈렸다. 채권 금리가 일제히 하락하며 강세를 보인 가운데 코스닥은 1% 넘게 오른 반면, 코스피는 주춤했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는 전일 오후 종가(1396.6원) 대비 10.2원 내린 1386.4원에 거래됐다. 장중 최저가는 1382.4원으로 지난 6일 이후 트럼프 당선으로 이틀간 오른 18원 중 일부를 반납했다.
환율 급락은 미국이 9월에 이어 2회 연속 금리를 낮추면서다. 11월 FOMC(공개시장운영위원회)는 기준금리를 4.50~4.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의 당선 요구에 대한 질문에 "사퇴하지 않는다"고 답하며 시장의 추가 인하 기대를 키웠다.
연준이 12월에도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파월 의장은 정권 교체에 따른 재정 및 관세 변화에 대한 사전 대응은 없을 것"이라며 "12월 회의에서 추가 25bp 인하가 여전히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라고 내다봤다.
이 영향으로 미국 국채 금리는 내려갔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1bp 하락한 4.33%를,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6bp 내린 4.20%에 마감했다. 전날 트럼프 당선에 105선까지 올랐던 달러지수는 다시 104선으로 내려왔다.
미국 증시는 환호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0.74% 오른 5973.1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51% 오른 19269.46에 거래를 마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채권 시장도 강세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7bp 빠진 2.895%로, 5년물은 3.5bp 내린 2.943%로 집계됐다. 10년물과 20년물도 각각 4.4bp, 2.9bp 떨어졌다.
금값도 고공행진이다. 7일(현지시각) 금선물은 1%넘게 오른 온스당 2705달러대서 거래됐다. 금값은 연초 온스당 2073달러에서 30% 넘게 상승한 후 지난달 30일 2800달러로 연고점을 찍은 후 소폭 밀려난 상태다.
가상자산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비트코인은 빗썸에서 사상 처음으로 1억510원을 넘기며 월 14일 찍은 원화 신고가 1억450만원(빗썸 기준)를 갈아치웠다. 다만 오후 3시 30분 현재는 전일대비 1.61% 오른 1억482만원에 거래 중이다.
다만 국내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도 전환에 결국 전일 대비 3.48포인트(0.14%) 내린 2561.15에 장을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061억원, 173억원 팔아치웠다. 기관은 117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9.86포인트(1.34%) 오른 743.38에 마감했다. 개인이 2735억원치를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292억원, 58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시총 상위주들의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오후 들어 코스피는 하락 전환했다"며 "금융주 약세와 고려아연 급락, 호실적에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네이버, 크래프톤 등이 하락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