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취임식…구세군 한국군국 제27대 사령관
전국 251개 교회와 150여개 사회복지시설 구축
"고령자, 노숙자, 중독자 돌봄 사업 추력"
26일 광화문 육조마당서 자선냄비 시종식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어떤 단체의 수장이 된다는 것은 그 단체를 바르게 올바르게 이끌어 가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생기기 마련이죠. 사실 지금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오는 17일 열리는 취임식을 앞둔 김병윤 구세군 한국군국 제27대 사령관은 구세군 사역에 대한 굳은 결의가 느껴졌다. 은퇴까지 앞으로 5년8개월간 구세군 한국군국을 책임진다.
구세군 한국군국 사령관이 되면 구세군 한국군국이 국내에서 운영하는 법인체 3곳의 이사장을 맡게 된다. 구세군 사관들을 발령하는 인사권한도 가진다.
"한국군국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사역에 대한 최종 책임을 제가 져야 합니다. 150개 넘는 사회사업시설을 갖고 있는데 만약 거기에서 법적 문제가 발생하면 그 모든 책임이 이사장인 저한테 오기 때문이죠."
구세군 한국군국은 전국 251개 교회와 150여개 사회복지시설을 통해 선교와 함께 사회취약계층을 돕는 다양한 복지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매년 전국 거리 곳곳에 걸리는 자선냄비 모금, 온라인 모금, 기업 기부 등을 통해 모은 돈으로 심장병어린이 수술사업, 작은 도서관 만들기, 해외 선교, 청각 장애인 인공 와우 수술 지원, 청소년 캠프, 약물중독자 및 노숙자 재활 사업, 에이즈 감염 예방 보호 사업, 재활용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 사령관은 이런 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비전으로 지난 1일 발표한 취임사에서 공감, 감동, 동참 등 키워드 3가지를 제시했다.
"어떤 일이든지 공감이 되지 않으면 감동이 일어날 수 없고 사람들이 감동하지 않으면 그 일에 참여할 수도 없죠. 관심조차 없어지는 거죠. 그래서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진정한 경청과 소통이 필요합니다."
김 사령관은 우리 사회뿐 아니라 구세군도 경청과 소통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서 경청과 소통 부재로 말미암아 빚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불만과 갈등을 생기는 상황을 보면 본래 의도와 달리 소통이 잘못되어서 오해가 생기더라구요. 심지어 구세군 안에도 본영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벌어지는 오해가 소통 부재에서 온다고 봅니다. 소통과 경청이 바탕이 되어야 공감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구세군 사역에 대한 사회 동참을 끌어내기 위해 김 사령관은 최근 한국 사회 쟁점인 고령자, 노숙자, 중독자를 돌보기 위한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구세군은 시대별로 가장 큰 이슈가 뭔지 계속 관심을 두고 발생하는 이슈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 가장 주력하는 사업은 구세군 강점인 노숙자와 중독자를 돌보고 재활하는 사업과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노인 돌봄 사업이고 고독 문제,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족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지원 사업도 새롭게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사령관은 올해 구세군 대표 활동인 자선냄비 모금을 위해 거리로 나선다. 오는 26일 광화문 육조마당에서 열리는 시종식을 시작으로 12월31일 자정까지 자선냄비 모금이 이어진다.
"자선냄비가 국민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어요. 자선냄비를 보면 어려운 사람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죠. 자선냄비는 이제 한국 나눔 문화의 대명사가 됐으니까요."
김 사령관은 시종식 장소로 거리를 사수했다. "사실 '올해 겨울 날씨가 너무 추우니 시종식을 실내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제가 그랬죠. 구세군이 생긴 곳이 거리인데 거리를 사수해야 한다'고. 그래서 올해도 거리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올해는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자선냄비 모금이 잘 될 수 있을까? 김 사령관은 한국 특유의 정(情)문화가 올해 자선냄비를 가득 채워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우리 민족은 어려울 때 서로 돕고 의지하는 정문화가 뿌리 깊이 자리 잡은 민족입니다. 그러나 시대와 의식 변화에 이 아름다운 문화가 약화해 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어려울 때 구세군 자선냄비에 사람들이 더 많이 동참해 왔습니다. '경제가 어려우니 더 나눠야 겠다'는 정 문화에 사람들이 더 많이 동참하지 않을까? 희망적으로 전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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