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과 차별하지 못한 것이 패배의 핵심 이유”
“경합주의 흑인, 라틴계, 노동계층에 다가가기 너무 늦어”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측은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칼날 같은 박빙의 경쟁속에서도 승리 직전에 있다고 낙관했지만 오독(誤讀)한 신호들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유권자들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격보다는 인플레이션과 이민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도 그 중 하나였다.
트럼프는 나라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믿고 해리스의 매우 인기 없는 상사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는 유권자들을 공략하는 승부수로 백악관으로의 복귀 티켓을 끊었다고 WSJ은 분석했다.
WSJ은 호화로운 선거 자금에도 불구하고 해리스는 바이든과 차별화하지 못하고, 해리스만의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패배의 핵심 이유라고 진단했다.
보다 넓게 보면 바이든은 차세대 젊은 지도자들로의 원활한 전환을 계획하지 못한 채 7월 해리스를 후보로 올려놓았고, 그녀는 이미 유권자들을 굳건히 장악한 후보 트럼프와 경쟁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15주에 걸친 선거운동 동안 해리스측은 트럼프의 성격을 부각시키는 것이 그녀에게 닥친 역풍을 무력화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게 되었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인플레이션과 기록적인 불법 국경 횡단에 대한 좌절을 포함하여 국가의 방향에 대한 불만을 품고 변화의 주체를 찾고 있었다.
해리스측은 경합주의 흑인, 라틴계, 노동계층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너무 늦었고 메시시도 충분히 명확하지 않았다.
애덤 스미스 의원(민주·워싱턴)은 경찰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중단하고 국경 정책을 자유화하려는 움직임을 언급하며 “극좌파가 우리를 수렁으로 몰았다”며 “해리스가 바이든과 거리를 두지 않기로 선택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리스가 잃은 정치적 기반은 광범위했다.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도 공화당으로 이동했다.
대학 교육을 받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당의 이점을 약간 포기한 반면, 유권자의 약 60%를 차지하는 4년제 학위가 없는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큰 폭으로 패배했다.
유권자들은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두 배로 늘려 16%를 기록했고, 라틴계 유권자들은 6%포인트 증가해 41%를 기록했다.
해리스는 가계 소득이 10만 달러 미만인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지지를 잃고 그 이상을 버는 소수의 유권자들 사이에서만 지지를 얻었다.
선거 전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도심의 하트플라자에서 열린 부통령 후보 팀 월즈의 집회는 썰렁한 것이 해리스측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민주당은 해리스의 패배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2년 전 바이든이 재선에 출마하기로 결정한 것과 그에 도전하거나 나쁜 생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반대 의견을 억누르기 위해 노력한 것을 지적했다.
이는 바이든이 2020년 출마할 때 자신은 새로운 세대의 민주당 지도자들에게 지휘봉을 넘기는 과도기적 인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2년 중간선거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자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은 마음을 바꾸었고 이듬해 4월 출마를 선언했다.
백악관과 민주당에서 이에 대한 불만이 있었지만 아무도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계속 고용되기를 원하는 백악관에서 쫓겨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81세의 바이든은 의회 지도자들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미끄러지는 등 위험 징후를 보였다.
해리스는 바이든이 6월 트럼프와의 토론에서 처참한 결과 때문에 물러났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부터 있었던 보좌진까지 합류한 뒤 보좌진 내부적으로 갈등을 일으켰고 의사 결정과 메시지 전달에서 의견 불일치를 야기했다.
젊은 남성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미국 1위 팟캐스터 조 로건과의 인터뷰도 내부 의견 불일치로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달 ‘더 뷰’ 인터뷰에서 해리스가 바이든과 다르게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바이든과의 차별화 실패를 분명히 보여줬다.
10월 해리스가 경쟁에서 밀리자 해리스측은 트럼프를 더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퓨처 포워드’는 선거 전 마지막 주에 1억 달러의 광고를 쏟아부었으나 당내 많은 사람들은 너무 늦었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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