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우크라 재건' 기대 속 '중동 강경책' 우려[트럼프 시대]

기사등록 2024/11/07 10:44:03

국내 건설경기 침체…우크라 재건사업 新 성장동력

중동 정세 악화 우려…공사비 상승 자극·물량 감소

[부큐레슈티=AP/뉴시스] 6일(현지시각)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한 여성이 '자유를 위한 공화당'이라고 적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형 현수막 앞에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 2024.11.07.
[부큐레슈티=AP/뉴시스] 6일(현지시각)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한 여성이 '자유를 위한 공화당'이라고 적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형 현수막 앞에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 2024.11.07.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고,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 본격화하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7일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국내 건설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한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새로운 돌파구 필요했는데,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 돌파구가 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한 가운데 국내 건설업계는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고 움직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대한 기대와 해외 수주 텃밭 중 한 곳인 중동 정세 불안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국내 건설산업의 호조를 전망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날 삼정KPMG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을 중심으로 ▲반도체 ▲자동차 및 이차전지 ▲에너지 ▲조선 ▲건설 ▲농식품 ▲방위 ▲AI(인공지능) 등 국내 주요 산업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삼정KPMG는 이번 미국 대선 주요 키워드로 'T.R.U.M.P'를 제시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에서 무역 정책 대변혁(Trade and Tariffs), 리스크 감수(Risk Take), 예측불가한 정책 기조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Unpredictability), 제조업 강국(Manufacturing), 양립 불가한 공약 추진에 대한 기대와 우려(Paradox) 등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산업은 트럼프 당선인이 신속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언급함에 따라 재집권 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계획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 침체의 늪에 빠진 국내 건설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 민관 협력을 통해 도로와 주택, 발전소 등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와 함께 우크라이나 보리스필 공항 확장공사에 대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종전 후 활주로를 구축하고, 신규 화물 터미널 등 공항 인프라를 짓는 게 골자다. 또 대우건설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대비하기 위해 인근 폴란드를 거점으로 폴란드건설협회, 현지 3위 건설사인 이알버드(ERBUD)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꼽히는 삼부토건 주가가 20% 가량 폭등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2024.06.2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2024.06.24. [email protected]

반면 보고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지속적인 중동 강경책을 예고한 만큼, 중동 정세 불안 등 악재를 우려했다. 최근 국내 건설사의 중동시장 의존도가 확대되는 가운데 트럼프 재집권으로 중동지역의 긴장감이 높아지면 국가 신규 발주 감소 및 프로젝트 지연 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동 정세가 지금보다 더 불안하거나 악화하면 공상비가 상승하거나 공사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앞으로 중동지역 정세와 변화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대응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올해 중동지역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211억1200만달러(약 28조76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235억3100만달러보다 10.3% 줄어든 수치다.

올해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는 시간이 갈수록 전년 동기 대비 차이를 키웠다. 1분기 수주액은 전년 동기보다 9.6%, 2분기에는 9.9% 줄었고, 3분기에는 차이가 더 벌어졌다.

지역별로 중동 수주액이 119억41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49.5% 증가했다. 중동이 전체 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6%에 달한다. 유럽도 24억4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넘게 덩치를 올랐다.

양대 텃밭 중 하나인 아시아는 29억83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36.3% 줄었다. 공급 과잉된 중국 석유화학 제품들이 동남아 쪽으로 쏟아지면서 이들 지역에서 플랜트 공사 물량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국내 산업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보호무역주의 및 미중 관계의 변화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글로벌 공급망 구축, 수출국 다변화, 가격 전략 강화 등의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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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우크라 재건' 기대 속 '중동 강경책' 우려[트럼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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