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에 사채업자 이름·액수 빼곡
몇십만원으로 시작한 빚이 천만원 넘게 늘어
[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혼자 어린 딸을 키우던 30대 여성이 불법 사채업자들의 고금리 압박과 지인들에 대한 불법 추심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6일 YTN은 9월 전북 전주의 한 펜션에서 30대 여성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을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6살 딸에 대한 애정과 미안함이 담긴 8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유서에는 '죽어서도 다음 생이 있다면 다음 생에서도 사랑한다' '사랑한다. 내 새끼. 사랑한다'와 같은 문장들이 적혀 있었다.
유서에는 '조 대리 90만원, 고 부장 40만원'과 같이 이름, 직급, 액수가 빼곡히 적혀있었다. 매체는 이 기록이 돈을 빌린 사채업자들과 액수를 적어둔 것이라 밝혔다.
A씨는 불법 사채업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몇십만원으로 시작된 빚은 연이율이 수천%에 달하는 살인적인 금리로 인해 한 달이 안 돼 천만원이 넘게 불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빚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나자 A씨는 다른 사채업자들에게 돈을 빌려 돌려막기를 시도했지만, 곧 한계에 부딪혔고, 사채업자들은 A씨 가족과 지인들에게 연락하며 압박했다.
이들은 A씨 가족사진, 딸이 다니는 유치원과 집 주소를 포함한 협박 문자를 하루에 수백통씩 뿌렸다. 심지어 A씨 딸이 다니는 유치원 선생님에게도 전화해 아이를 보러 가겠다고 위협했다.
A씨의 가족에게는 평생 따라가 죽이겠다고 협박했는데, 심지어 A씨가 목숨을 끊은 이후에도 가족들에게 연락해 "잘 죽었다. (A씨) 곁으로 식구들하고 다 보내주겠다"와 같은 말을 서슴지 않았다.
경찰은 A씨 죽음과 관련한 불법 사채업자들에 대한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매체는 "불법 사채업자들이 대포폰과 대포 통장을 사용했지만, 경찰은 자금 흐름 등을 추적해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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