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서리풀', 서울 내 다른 곳 제치고 그린벨트 해제 후보지 된 배경은

기사등록 2024/11/06 06:00:00

최종수정 2024/11/06 07:08:16

[신규택지 4곳 5만가구 공급]

서울 집값 상승 진원지인 서울 강남에 주택 공급 신호

"대중교통 많아 재원투자 최소화, 주거 인프라도 충실"

"55%가 신혼 장기전세…저출생 문제 해결 위해 결단"

[서울=뉴시스] 서울 서리풀 지구 위치도. 2024.11.05 (자료 제공=국토부)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 서리풀 지구 위치도. 2024.11.05 (자료 제공=국토부)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정부가 서울에서도 선호도 높은 강남 생활권인 '서초 서리풀지구' 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약 2만가구 규모의 신규택지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서울 내에서 서리풀 지구가 후보지로 선정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5일 서울시, 경기도 등 지자체와 합동으로 브리핑을 열고 ▲서울 서초 서리풀지구(2만가구) ▲고양대곡 역세권(9400가구) ▲의왕 오전·왕곡(1만4000가구) ▲의정부 용현(7000가구) 등 서울 경계로부터 약 10㎞ 이내 4개 지역의 그린벨트를 풀겠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강남 생활권 '서초 서리풀지구'가 약 2만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로 선정됐다. 서울에서 주택 공급을 위해 그린벨트가 대규모로 해제된 건 이명박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을 추진했던 지난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이는 집값 상승의 진원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권에 주택 공급 신호를 보내 집값 안정화를 유도하겠다는 복안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권의 집값을 잡지 못하면 서울 집값 하락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 서리풀지구는 지구 인근에 신분당선(청계산입구역), GTX-C(양재역) 등 철도 접근성이 뛰어나고, 경부고속도로·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분당내곡도시고속도로 등 지역간 이동이 편리한 곳으로 우수한 자연경관, 인접한 첨단산업과 연계해 첨단산업·주거 복합공간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번 서울시내 그린벨트 해제 예상지역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던 ▲강남구 세곡동 자동차 면허시험장 인근 ▲지하철 3호선 수서역 인근 수서차량기지 부지 ▲김포공항 앞 혁신지구 사업지 등은 이번 후보지에서 제외됐다. 또 송파, 구로, 관악 등 그린벨트 비중이 높은 다른 지역 역시 후보지에서 빠졌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내에) 이미 좀 훼손된 개발제한구역은 많다"면서도 "지난번 8·8 대책에서 분명히 한 것처럼 첫째 원칙은 (해제구역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고, 둘째 원칙은 이미 훼손된 구역을 선정하겠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두가지 요건을 추가한다면 이미 대중교통 시스템이 들어가 있어 추가 재원투자가 최소화 될 수 있는 곳으로 선정하면 가장 바람직하단 평가를 받을 수 있겠다 싶었다"며 "또 신혼부부들이 들어가는 만큼 주변 주거지로서 인프라가 충실히 갖춰져 있어 황량한 곳이 아닌 주택가 한가운데 푸근한 마음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요건을 갖추다보니 서리풀 지구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서울, 고양, 의왕, 의정부)  2024년 신규 공공택지 추진 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1.05.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서울, 고양, 의왕, 의정부)  2024년 신규 공공택지 추진 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1.05. [email protected]

또 지난 8·8대책 당시 서울시와 별도로 국토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던 송파, 하남 지역이 후보지에서 빠진 이유에 대해 국토부 측은 "당시 서울시에서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데 송파구 특정 지역만 분명한 경계 없이 하남시와 걸쳐져 있어 국토부 장관이 두 지자체가 걸쳐있는 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 중 추가 발표하는 3만가구 규모의 신규택지에 서울 물량은 더 이상 없다는 것이 서울시와 국토부의 공통된 의견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에 발표할 3만가구에는 서울시 물량은 없다. 추가로 지구지정 예정된 지역 역시 전혀 없다고 명확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서울 서리풀 지구 신규택지는 공급예정물량 2만가구 중 55%(1만1000가구)가 '신혼부부용 장기전세 주택Ⅱ(미리 내 집)'으로 공급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미리 내 집'은 10년 거주 후 출생아 수에 따라 거주기간 연장(+10년) 및 20년 후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전환(2자녀 출산시 90%, 3자녀 출산시 80%)이 가능한 주택을 말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저출생 문제 해결이라는 정부 차원의 과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해당 지구 내 주택 55%를 신혼부부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은 과한 정책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서울시가 오랫동안 견지해왔던 '개발제한구역 해제'란 결단을 한 것은 대국민 설득이 가능한 뚜렷한 명분이 필요하단 판단에 처음부터 저출생 대책과 연관지어 물량을 배분하겠다는 서울시 의지가 반영됐다고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총 면적이 221만㎡(67만평)에 불과한 데다 산지 비중이 높은 서리풀 지구에 2만가구를 넣게 되면 소위 '닭장 아파트'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국토부 측은 "현재 산출된 면적은 지구 경계를 땄을 때 물리적으로 나오는 면적이고 가용할 수 있는 면적은 또 있을 수 있다"며 "추후 광역교통계획 및 단지계획, 수요에 따라 신분당선에 역이 추가될 수 있는데 그린벨트 해제구역 중 역세권의 경우 최대 용적률 250% 이상 고밀개발이 가능해 가구 수가 더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서울 서리풀지구 교통개선 방향(안). 정부는 서울 서리풀 지구에서 철도(신분당선, 3·4호선, GTX-C)와 연결되는 대중 교통망을 구축하고, 신분당선 추가역 신설 검토 등 환승체계 및 도로망 연계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024.11.05 (자료 제공=국토부)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 서리풀지구 교통개선 방향(안). 정부는 서울 서리풀 지구에서 철도(신분당선, 3·4호선, GTX-C)와 연결되는 대중 교통망을 구축하고, 신분당선 추가역 신설 검토 등 환승체계 및 도로망 연계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024.11.05 (자료 제공=국토부)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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