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오름 지명 문제점·개선 방안 토론회
오창명 교수 "오름 이름 여럿 잘못 알려져"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의 오름 지명이 잘못 알려져 사용되고 있다며 기초 조사와 고증을 거쳐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주최, 한라일보사 주관으로 열린 '제주 오름 지명 문제점과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오창명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는 이같이 밝혔다.
제주도는 작은 화산체를 뜻하는 오름이 모두 368개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화산체를 구분하는 방식에 따라 400여개 이른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오창명 교수는 이날 '제주도 오롬 이름, 제대로 쓰고 있는가'를 주제로 한 사례 발표에서 "제주 방언에선 예로부터 산악 이름을 '~오롬' 또는 '~오름', '~뫼'의 변음인 '~메' 또는 '~미' 등으로 부르거나 말해 왔다"며 "이들을 한자음으로 말하거나 부를 때는 '~산' 또는 '~악', '~봉' 등이 쓰였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오름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현지에 살아왔던 사람들을 조사하는 방법과 국가·공용 지형도, 고문헌과 고문서, 책자 등을 확인하는 방식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여러 자료를 살펴보면, 오름 이름이 크게 두 종류로 전해진다"며 "하나는 제주 방언 또는 고유어, 또는 그의 변음으로 전하는 것이 있고, 다른 하나는 한자 또는 한자차용표기로 쓴 것이다"고 부연했다.
오 교수는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에 있는 '새별오름'을 사례로 들며 "1950년도 지형도에 '샛별오름'이라 표기되면서 제주도는 '샛별오름'으로 정했지만, 중앙지명위원회에서 '새별오름'으로 확정, 고시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 표준어로는 '샛별'이 맞지만 옛말은 '새별'로 쓰였고, 제주 방언에선 '새별' '새벨' '새빌' 등으로 써 왔다"며 "앞서 한글로 쓴 자료를 보면 '새벨오롬'이라 했다는 것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새빌오름'이라고 했던 것은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 교수는 현대 지형도에 표기된 오름이나 제주도에서 관리하는 '오름 현황'에 등재된 오름 이름 가운데 여럿이 잘못 알려지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오름 이름을 조사해 정리한 보고서나 책, 자료 등을 보면 제대로 조사를 하거나 고증을 거치지 않고 쓴 오름 이름이 많다"며 "그것을 마치 본디 오름 이름인 듯이 그대로 베껴서 고시하는 것도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잘못은 1950~1960년대부터 있었다"며 "제주도 오름 이름에 대해선 전문가에 의한 기초 조사와 고증을 철저히 하고, 제대로 된 지명위원회의 회의와 토론을 거쳐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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