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TSMC, 파트너사 고민 해결 노력"
웨이저자 "SK하닉, AI 미래에 중요한 기여"
"파트너십, 설레게 해" 삼각동맹 강화 시사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TSMC와 이야기할 때마다 가슴이 따뜻해진다. 파트너사를 존중하고 파트너사의 고민 해결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 대만 TSMC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 회장은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의 기조연설에서 TSMC와의 협력에 대해 "상대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적시 공급하는 것이 파운드리의 특성인 점도 있지만 이들이 가진 정신은 고객의 가치 증대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TSMC의 창업주인 모리스 창과의 일화를 함께 소개했다. 최 회장은 "모리스 창과 20여년간 알고 지내왔다"며 "20년 전은 제가 반도체 분야에 없었으니 별로 코칭을 받거나 할 일이 없었지만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그를 만나 반도체 사업에 대해 물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리스 창은 '반도체 분야는 미래가 밝다. 동업자가 되는 것을 환영한다. 우리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인간적으로 접근해 인정받는 것이 좋다. TSMC와 우리가 아직도 관계가 끈끈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SK하이닉스-엔비디아-TSMC 3자간 협력으로 AI 혁신이 이끄는 최고 수준의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SK AI 서밋'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SK하이닉스의 위상을 높이 평가하며 협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SK하이닉스는 최첨단 고대역폭메모리(HBM)을 선도했고 AI의 미래를 만드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가 HBM 시장 1위에 오른 만큼 전체 AI 시장까지 이끄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웨이저자 CEO는 "우리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저전력 메모리 솔루션이 어떻게 AI 워크로드를 변화시켰는지, 어떻게 AI 시스템의 한계를 확장했는지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이 같은 흥미로운 발전은 어느 하나의 기업만으로는 달성될 수 없다"며 "SK하이닉스의 HBM은 오늘날 데이터 집약적인 환경에서 AI 가속화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생태계 전반에 걸친 긴밀하고 깊은 협력만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HBM 생산에 있어 TSMC가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웨이저자 CEO가 이 같이 발언한 만큼 '설계(엔비디아)-HBM 공급(SK하이닉스)-생산(TSMC)'의 생태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기업은 HBM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반도체 생산 전반에 있어 최근 공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TSMC는 SK하이닉스가 제조한 HBM을 받아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패키징해 최종 AI 가속기 제품을 만든다. 최종 고객사인 엔비디아는 AI 가속기의 전반적인 설계를 맡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 출시가 더 공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며 SK하이닉스와의 협력 강화를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