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고려아연 주가 변동성·익스포저 부담↑"
거래소, 매년 6월 정기변경 시기 유동비율 고려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에 포함된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각종 구설수에 휘말린 가운데 유통 물량 급감마저 지수에 부담을 주면서 편출 대상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거래소는 당장의 변경 대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12개 종목과 상장지수증권(ETN) 1개 종목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ETF·ETN 상장 규모는 총 5110억원이다.
이 중에서 패시브 9개 종목은 기초지수 변동률과 유사하게 운용하며, 분배금 지급(PR)·분배금 지급 없이 재투자(TR) 여부, 분배금 지급 주기 등에서 상품간 차이가 있다.
액티브 ETF 3개 종목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비교지수로 해 각사의 고유한 액티브 운용 전략을 통해 초과 성과를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기업가치와 모멘텀 등 다양한 팩터 분석을 통해 종목을 선별하거나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과 지수 편입 예상 종목을 선제적으로 편입하는 전략 등을 구사한다.
이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관련 유통물량 급감이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말 지수 발표 이후 성과를 보면 고려아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SK하이닉스 기여도가 가장 높은 편"이라며 "특히 경영권 분쟁 관련 유동성이 부족해지는 고려아연의 경우 지수 추종자금의 편입 수요가 부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 연구원은 이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은 경영권 분쟁을 고려해 유동비율 축소를 반영하고 있지만 국내 지수 유동비율은 명목 유동비율 특성상 절대적인 수준이 글로벌 지수 대비 높은 편"이라며 "경영권 분쟁 관련 주가 변동성과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보면 솔직히 지수 편출에 대한 생각이 앞서며, 최소한 유동비율 수시변경이라도 해서 관련 편입 부담과 투자자 익스포저 노출을 감소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거래소는 일단 수시변경 대상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거래소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방법론에 따르면 이 지수 구성종목 중 ▲상장폐지 결정 ▲관리종목 지정 ▲투자주의환기종목 지정 ▲기타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종목 ▲기업분할 등 구성종목으로 부적합한 종목 발생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경우 지난달 29일 주가 급등을 이유로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추가 상승시 매매 거래 정지 가능성이 있었지만 바로 다음날 하한가를 맞이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불가피하게 상장폐지 기업이 생기거나 합병이 이뤄져 해당 구성종목이 없어지는 경우에 수시변경을 한다"며 "운용사들이 자사 ETF에 100개 종목을 다 채우는 경우는 없는 데다 고려아연 같은 종목 비중이 엄청 크지 않으면 운용 자체에 그렇게 큰 부담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시변경 때는 유동주식수를 별도로 고려하지 않지만 정기변경 때는 유동주식수가 적으면 제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매년 6월 정기적으로 종목을 심사해 편입·편출 종목을 결정할 예정이지만 연내 변경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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