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반 "트럼프는 평화 추구하는 후보…유럽도 발맞춰야"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승리를 기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르반 총리는 트럼프 후보와 친분을 과시하면서 유럽의 평화를 가져올 인물로 묘사해 왔다.
폴리티코 등 외신을 종합하면 오르반 총리는 3일(현지시각) "트럼프의 승리를 믿을 뿐만 아니라 이 같은 방식으로 숫자(지표)를 읽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 평화를 추구하는 대통령이 있다면 우리(유럽)는 계속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유럽은 혼자서 (전쟁)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 미국인이 평화로 전환한다면 우리도 이에 맞춰야 한다. 이것이 부다페스트에서 논의할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을 맡은 헝가리는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7일부터 이틀 동안 자국 수도 부다페스트에 유럽 정상을 모은다.
트럼프 후보는 전날 미시간주를 방문해 세계 분쟁에 개입하는 행정부를 겨냥해 "미국은 우리 동맹국을 포함한 세계 모든 국가에 이용당하고 있다"라며 "많은 경우에 우리 동맹국이 소위 '우리의 적'보다 더 나쁘다"고 비판했다.
그는 손익 기반 안보관으로 방위비 지출 규모를 빌미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등을 거론하며 유럽 안보에 위협을 가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친(親)러시아적 성향을 띤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트럼프 후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주 좋은 관계'를 바탕으로 선거를 이기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아주 빨리 끝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는 지난 9월2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도 이 같은 약속을 반복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오하이오 상원의원도 선거를 승리하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현재 점유한 영토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종전을 구상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밴스 후보는 종전 뒤에도 우크라이나는 나토를 비롯한 일부 국제기구 가입에 가입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달 31일 트럼프 후보와 통화한 뒤 선거에서 행운이 있길 바란다며 소셜미디어에 공개적 지지를 확인한 바 있다.
과거부터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전쟁 지지 후보, 트럼프 후보를 평화 추구 후보로 평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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