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유대학 ‘공유’로 지역 혁신 이끌 인재 기른다

기사등록 2024/11/04 10:46:58

최종수정 2024/11/04 11:04:41

지역 내외 막론하고 다양한 인프라·콘텐츠 공유 합의

IC-PBL 공유·협력 컨소시엄, 수소선박기술센터 등과 잇단 제휴

[부산=뉴시스] 29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V-SPACE에서 부산공유대학과 부산대 V-SPACE가 취·창업 및 산학연계 교육프로그램 개발·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부산대 기계공학부 안석영 교수와 부산공유대학 이동근 RIS대학교육혁신본부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부산공유대학 제공) 2024.07.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29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V-SPACE에서 부산공유대학과 부산대 V-SPACE가 취·창업 및 산학연계 교육프로그램 개발·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부산대 기계공학부 안석영 교수와 부산공유대학 이동근 RIS대학교육혁신본부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부산공유대학 제공) 2024.07.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백재현 기자 = 지방의 많은 대학들이 빠른 환경 변화로 인해 상당수가 바야흐로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수도권 ‘블랙홀’로 인해 소멸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지방 또한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지방 대학 위기와 지방 소멸 위기는 서로에게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법 또한 함께 모색해야 한다.

지방 위기는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을 야기해 가뜩이나 학령 인구 감소로 어려움에 빠진 대학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고 있고, 그로 인해 힘을 잃은 지방 대학은 지역 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공급할 능력을 잃어 지방 고사를 부추기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정부가 2020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가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IS)이다.

부산은 전라북도와 제주도와 함께 여타 지역에 비해 한 발 늦은 지난해 3월 참여했지만 지난 1년 여 동안 어느 지역에 못지않게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부산에서는 부산대, 한국해양대, 동아대 등 15개 대학이 참여한 공유대학(BITS)을 구축하고 ▲스마트항만물류 ▲친환경 스마트선박 ▲클린에너지 융합부품소재 등 3개 핵심분야에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연간 600명의 미래혁신인재를 양성하고 100% 취업 또는 창업 시키며 지역 정주율을 64.5% 제고 시키겠다는 3대 목표를 두고 있다.

그동안 부산공유대학은 학교마다 제각각인 학사 행정을 일원화하고 발빠른 기술 변화에 학생들이 능동적이고 손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기존 3학점제를 1학점제로 세분화한 ‘Active Mosaic’으로 불리는 획기적인 교육시스템도 도입했다. ‘Active Mosaic’은 학생들에게 자기주도 학습을 가능하게 해주고 교수들에게는 수업 집중력을 높여 양쪽 모두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었다.

아울러 부산공유대학은 다양한 소단위 전공(마이크로 디그리)과 비교과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학문간 융·복합 사고 능력을 함양시키고, 실전 체험을 통해 혁신을 주도할 융합형 인재를 키워 내고 있다. 또 PBL(Project Based Learning)을 통해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을 돕는 것은 물론 지역 기업체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지역 혁신의 씨앗도 뿌리고 있다.

부산공유대학이 또 하나 역점을 두고 있는 곳이 바로 인프라와 콘텐츠의 공유다. 15개 참여 대학이 갖고 있는 독특한 고유의 인프라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부산지역 외의 대학이나 기관과도 적극적으로 제휴하고 있다.

작게는 그동안 다른 대학교 학생들에게는 접근조차 어려웠던 한국해양대학교 앞바다에서 수업을 듣게 된 것부터 부산대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길이 100m, 폭 8m, 깊이 5m에 달하는 예인수조를 타 학교 학생들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도 공유대학 덕분이다.

지난 7월 부산대학교와는 V-스페이스 인프라 공유 협약을 맺었다. V-스페이스는 부산대 기계공학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메이커 시설이다. 기계관 2층을 활용한 제작 공간으로 아이디어 생성에서 시제품제작까지 메이킹의 모든 것을 진행할 수 있고 창업지원실과 PR 스튜디오까지 갖추고 있다.

[부산=뉴시스] 부산공유대학 로고. (사진=부산공유대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부산공유대학 로고. (사진=부산공유대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지난 9월에는 산학연계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을 위해 한양대학교의 IC-PBL 공유·협력 컨소시엄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IC-PBL은 ‘Industry-Coupled Problem-Based Learning’의 약자로 산업체, 지역사회, 대학이 연계되어 학생들이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교육 모델이다. 대학을 지역혁신의 토대로 삼겠다는 것이 RIS의 철학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지역·산업체·대학을 연계한 IC-PBL의 다양한 사례는 향후 부산공유대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지·산·학 주체 참여형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함으로써 부산 대학의 교육과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 나가기로 했다.

부산 RIS대학교육혁신본부 이동근 본부장은 "부산공유대학 학생들과 교수진에 혁신적인 교육 모델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IC-PBL 플랫폼에 들어 있는 다양한 PBL사례와 타 대학의 우수한 수업사례 등을 통해 교육의 다양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9월 말에는 부산대 반도체특성화사업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분야에서의 취·창업 및 산학연계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데 협력키로 했다. 이 협약을 통해 부산공유대학 학생들은 반도체특성화사업단이 보유한 옐로우 룸(Yellow room)과 마스크 얼라이너(Mask aligner) 등 140여 대의 반도체 관련 장비와 실습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에너지신산업 부산대학교 사업단과 제휴를 맺고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신산업 관련 교양 교과목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양 기관이 보유한 학습콘텐츠를 서로 제공하고 이를 학습관리시스템(LMS)에 탑재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이로써 내년 2학기부터 부산공유대학 학생들은 지질특성을 활용한 탄소저감 방법 등을 강의하는 ‘에너지와 기후변화’ 등의 과목을 수강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0월에는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을 통해 부산공유대학 학생들은 수소선박기술센터가 정부의 지원까지 받아서 보유하고 있는 ▲수소연료 저장·공급 시스템 성능 평가 설비 ▲MW급 수소연료전지-ESS 시스템 성능 평가 설비 등과 ▲만능재료시험기 ▲고속인장시험기 ▲피로시험기 등 고가의 장비들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RIS를 통해 얻으려는 목적은 지방의 대학을 지역혁신의 허브로 조성하려는 것이었다. 정부가 내년부터 RIS까지를 포함해 추진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RISE)에서도 대학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대학, 지자체, 관련 기업들 간의 냉철한 현실인식과 오픈 마인드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대학은 혁신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와 콘텐츠를 폭넓게 공유하려는 오픈 마인드를, 지자체는 어렵게 만들어 놓은 공유대학의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오픈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특히 지역의 기업들도 위기의식을 갖고 지역 혁신의 주체로서 적극 참여하겠다는 절박함이 필요하다.

*이 기사는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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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공유대학 ‘공유’로 지역 혁신 이끌 인재 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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