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이상혁, T1과 함께 역대 5번째 월즈 우승
두 번의 월즈 결선 MVP 수상한 최초의 선수
은퇴는 없다…"어린 선수들과 경쟁하며 계속 발전할 것"
[런던=뉴시스] 오동현 기자 = '리그 오브 레전드(LoL)' 이스포츠의 살아있는 전설 '페이커' 이상혁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 무대를 앞두고 "이번 우승이 마지막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의 경기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던 포부를 결과로 증명했다.
'페이커' 이상혁은 2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2024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소속팀 T1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4세트, 5세트에서 맹활약하며 상대팀 빌리빌리 게이밍 드림캐스트(BLG)의 우승 도전을 좌절시켰다.
이로써 '페이커' 이상혁은 T1과 함께 유례없는 통산 5번째 월드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월드 챔피언십 개인 통산 500킬 달성이라는 대기록까지 작성했다. 특히 2016년에 이어 두 번째 MVP를 수상한 최초의 선수로, LoL 이스포츠 역사에 새로운 족적을 남겼다.
현재 그는 만 28세로 이스포츠 선수로서 은퇴까지 고려해야 할 나이임에도 전성기 못지 않은 실력을 유지 중이다. 2013년 만 17세의 나이로 데뷔해 현재까지 10년 넘게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페이커' 이상혁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프로게이머로 멋진 무대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프로게이머란 직업의 수명은 길지 않은데, 아직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내가 활약할 수 있는 상황이 잘 만들어졌던 것 같다. 전반적으로는 경기력이 좋지 않았지만 열심히 훈련한 결과가 좋은 쪽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세트 스코어 1-2로 맞이한 4세트 상황에 대해 "사일러스로 이니시에이팅을 걸었는데 동료들이 잘 도와줘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5번째 우승 달성에) 스스로 뿌듯하거나 대견하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 오히려 아쉬움과 찝찝함이 남아 있다. 내년에는 이 찝찝함을 떨쳐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T1의 주장이자 맏형인 그는 어린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페이커' 이상혁은 "어린 선수들과 같이 뛰면서 내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계속 노력하며 성장하려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며 "이전에는 업적을 위해서 우승하려 했다면, 지금은 재밌는 경기를 하면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리는 것에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인성과 실력은 상대 국가였던 중국의 팬들마저 매료시켰다. 경기장에서 만난 한 중국인 여성은 "나는 중국인이지만 T1의 팬이다. 특히 페이커를 응원하기 위해 런던에 왔다"고 했다. T1이 우승을 확정한 순간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는 중국인 팬들도 눈에 띄었다. 중국어로 통화를 하던 그의 의상에는 T1 로고가 붙어있었다.
'페이커' 이상혁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팬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것이다. 나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오늘 경기도 열심히 준비했고, 앞으로도 열심히 할 생각"이라며 "우리의 우승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본인들의 삶을 꿈꿔 나갔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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