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서울남자, 68% 미혼…세종남자 42.2%
수도권-비수도권 간극…"일가정 양립 필요"
최근 혼인·출산 증가세…"구조적 반등은 아직"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최근 몇 개월간 출생아 수가 지난해보다 반등하면서 저출생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지난해 0.72명까지 떨어진 합계출산율이 올해는 소폭 오를지 주목됩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밀렸던 혼인·출산이 내는 '반짝 효과' 너머를 우리는 짚어봐야 합니다. 혼인·출산 적령기인 30대의 혼인율은 여전히 50% 수준에 머물고, 도시별 그 격차가 2배가량 벌어져 있습니다.
지난해 혼인·출산 적령기인 30대 중 절반이 결혼을 하지 않았습니다.
3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확대 공표 주요 결과'에 따르면 30대의 미혼율은 전국에서 51.3%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11월1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입니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에 사는 30대의 미혼율이 62.8%로 가장 높고, 세종은 34.4%로 가장 낮았습니다.
성별로 나눠 보면 서울의 경우 30대 남성의 미혼율이 68.3%로 10명 중 7명이 혼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여성의 미혼율은 57.2%로 남성보다 11.1%포인트(p) 낮았습니다.
반면 세종시에 사는 30대 남여의 미혼율은 서울보다 거의 30%p 가까이 하락합니다. 30대 미혼율은 남여 각각 42.2%, 26.9%로 나타났습니다.
세종시는 정부와 공공기관 등이 모여 있어 안정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가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결혼 후 사별·이혼하지 않고 배우자가 있는 상태를 나타내는 '유배우' 인구도 세종이 가장 높게 나타납니다. 전연령(64.8%)과 30대(63.7%), 40대(84.6%)에서 전국 중 가장 높았습니다.
서울과 세종의 차이는 크게 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의 차이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높은 집값과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 부족, 높은 출산·양육 부담이 비수도권보다 크게 작용합니다.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힘든 여건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지역별 차이가 존재하지만 최근 흐름을 보면 혼인율 증가에 희망이 없는 건 아닙니다. 혼인건수는 지난 4월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7~8월은 각각 32.9%, 20.0% 전년보다 증가했습니다. 정부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최근 일가정 양립 지원정책이 혼인 건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기간 이후 혼인을 한 부부들의 첫째아 출산의 효과도 시차를 두고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2분기 출생아 수는 1년 전보다 1.2%(691명) 늘어 8년여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습니다. 7~8월 출생아 수도 두 달 연속 2만명을 웃돌아 3분기 출생아 수도 증가세를 보일 거라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2030세대의 결혼·출산 의향이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저출산고령화위원회가 최근 남녀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혼인 응답자의 65.4%가 '결혼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거나 언젠가 결혼하고 싶다'고 답했는데, 이는 3월 조사 당시보다 4.4%p 높아진 수치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 합계출산율이 증가할 거로 보기는 이르다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은 "최근 몇 달간 출산과 혼인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늘었지만 아직 본격적이고 구조적인 출산율 반등이라고 자신하기엔 이르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저고위 조사 응답자들이 가장 중요한 저출생 대책으로 꼽은 건, 일과 가정의 양립의 중요성이었습니다. 복수응답이지만 90% 가까운 응답을 받은 문항은 '눈치 보지 않는 육아 지원 제도 사용 여건'(88.1%)과 '필요할 때 휴가·휴직 사용'(87.5%)이었습니다.
최근 통계와 설문조사가 정말 청년의 혼인·출산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는지는 시간을 두고 살펴봐야 합니다. 다만 혼인과 출산에 따른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가 마련돼야 하고, 이를 위한 정부의 전향적 정책 시행이 지속돼야 한다는 인식은 여전합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